전날 밤부터 이어진 제설작업에도 아랑곳 않고 이어진 눈 탓에 출근길 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이번 폭설로 도로 곳곳에서 도로정체가 빚어졌고, 도처에서 빙판길 사고도 잇따랐다.
7일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북지역에는 평균 9.5㎝의 눈이 쌓였다. 부안이 15.8㎝로 가장 많았고 김제 15.7㎝, 임실 15.6㎝, 고창 14.7㎝, 정읍 13.8㎝, 순창 13.2㎝, 진안 11.2㎝, 전주 8.0㎝, 남원·완주 6.5㎝, 익산 6㎝, 장수 4.7㎝, 군산 4.4㎝, 무주 3.3㎝ 등이다. 

이날 오전 찾은 전주시 효자동 흥산로. 전날 오후 9시부터 제설작업이 이어졌다고는 하나 도로는 덜 녹은 잿빛 눈들로 가득 덮여있었다. 곳곳에서 바퀴들이 헛돌며 차량들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엉금엉금 거북이 운전을 반복했다. 평소라면 시간 내 넉넉히 갈 수 있었을 차들조차 제 시간 내 신호등을 건너지 못하고 몇 번에 걸쳐 멈춰서야만 했다.
출근길이 늦어지면서 택시라도 잡으려던 시민들은 이조차 어려워 길가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이었다. 인도도 눈으로 가득 덮이기는 매한가지다. 푹푹 빠지는 발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은 눈 사이로 만들어진 좁은 길을 통해 간신히 오갔다. 이따금 마스크에 맺힌 입김이 얼어붙을 듯 차가워지자 마스크를 벗고 몇 번에 걸쳐 털어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만난 한 시민은 “원래 차를 타고 출근하는데 그렇게 가다간 사고라도 날까 무서워서 걸어 출근하게 됐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지각자도 속출했다. 눈길에 차량들이 정체·서행하면서 출근시간이 40~45분가량은 족히 늘어난 탓이다. 출근길이 막힐 것을 예상하고 본래 출근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 등 직장인들이 마련한 만전의 대책도 눈길 앞에는 소용없었다.
만성동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 김모(23)씨는 “일찍부터 버스를 타고 출발했는데 차가 하도 밀려서 20분밖에 안 되는 출근시간이 1시간으로 훌쩍 늘어났다”며 “눈이 온 것을 보고 어느정도 밀릴 것은 예상했지만, 상상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군산에서 전주까지 출근하는 박모 씨도 “7시 5분 전부터 출발했는데 8시 반이 넘어서야 간신히 도착할 수 있었다”며 “평소보다 40분가량 출근시간이 늘어나 일찍 출발하지 않았으면 곤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왜 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9시께부터 염화칼슘 409톤과 염수 378톤 등을 동원해 제설작업에 들어갔지만 치운 자리 위로도 계속 쌓이는 눈 탓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는 것이 전주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날부터 제설작업을 진행해왔고, 지금도 오후 잔설을 치우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며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고 신고도 잇따랐다.
이날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자정부터 오후 5시까지 교통사고 신고건수를 집계한 결과 총 124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소방에서도 이날 오후 2시 기준 눈길 관련 자동차·낙상 사고 등으로 총 60건 출동해 39명을 이송했다.
한반도를 덮친 북극발 한파는 주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전북지역은 8일 전북서부와 임실, 순창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오겠으며, 9일에는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해안에는 20cm가 넘는 많은 눈이 내리는 것도 있겠다.
또 북서쪽에서 지속적으로 유입된 찬 공기로 8일 아침 최고기온은 이날보다 5~8도가량 떨어져 전북동부내륙지역은 –20도 이하, 그 밖의 지역은 –15도 이하로 매우 추울 것으로 기상지청은 내다봤다.
기상지청 관계자는 “많은 눈이 쌓이거나 얼면서 빙판길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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