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농업연구사

최근 낚시 관련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다. 연예인들이 바다에 나가 낚시를 하며 어종, 마릿수, 길이에 따라 우승을 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으면 어떻게 될까? 이 프로그램에서는 어군 탐지기라는 초음파 장비를 활용해 물고기를 찾는다.

진동하는 모든 물체는 소리 에너지를 생성하고, 소리 에너지는 일정한 주파수를 통해 파동의 형태로 전달된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영역, 가청 주파수는 20헤르츠(Hz)-20킬로헤르츠(KHz)인데, 이러한 가청 주파수 범위보다 높은 주파수를 가진 음파를 초음파(ultrasound, 20 KHz?30 MHz)라고 정의한다. 초음파는 사람과 동물의 질병 진단 등 다양한 영역에서 쓰이고 있다.

힘을 전기로 바꾸거나 전기를 힘으로 바꾸는 압전성을 가진 물질에 전압을 가하면 진동으로 초음파가 생기고, 반사되어 돌아오는 반사파에 따라 전기신호가 생긴다. 이러한 초음파와 물질의 상호작용(반사, 굴절, 산란)은 수치나 영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첫째, 반사(reflection)는 서로 성질이 다른 조직의 경계면에 직각으로 부딪쳤을 때 직각으로 되돌아오는 현상이다. 둘째, 굴절(refraction)은 파동을 전달시키는 매질의 경계면에 비스듬히 초음파가 투사할 때, 두 매질의 밀도 차에 의해 음파의 진행 방향이 바뀌는 것으로 허상의 주된 원인이다. 셋째, 산란(scattering)은 표면이 불규칙한 반사면에 초음파가 부딪치면 초음파 빔이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것으로 반점(speckle)의 발생원이다.

초음파 생체 진단기의 장점은 생체조직을 쉽게 통과하며 조직을 파괴하지 않아 생체에 무해하다는 점이다. 또한 경계면의 반사로 조직의 크기나 두께, 면적 측정이 가능하다. 검사 결과가 바로 나타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현재 돼지에 활용되는 초음파 진단방법은 에이모드(amplitude mode, 진폭)와 비모드(bright mode, 밝기)로 구분된다. 비모드 초음파는 그동안 돼지의 임신진단에 활용됐는데, 최근에는 근내 지방도 측정에도 활용되고 있다. 돼지고기를 구이로 즐겨 먹는 우리나라 소비자는 높은 수준의 근내 지방을 선호하기 때문에 근내 지방도는 우리나라 돼지 개량에 중요한 형질이다. 하지만 그동안은 폴츠 방법(지방질 추출)으로 측정하던 근내 지방도는 도체 등심으로 측정할 수 있었고, 종돈 선발에는 활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비모드 초음파로 생축의 근내 지방도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종돈 선발에 근내 지방도를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2018년부터 두록 종돈 개량에 근내 지방도를 적용 중이며, 최근 다른 부계 품종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초음파의 원리와 개량하고자 하는 형질의 영상 표시 방법을 이해한다면 정확한 측정과 판독이 가능하고 생축 종돈의 개량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결국, 과학의 발전이 인간 사회를 보다 효율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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