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매년 주말 저녁 한옥을 배경으로 펼쳐진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이 내년 10년째를 맞는다. 전북도가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마련한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은 관광객들에게 야간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체류형 문화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 이후 도내 시군 공모를 통해 9년간 진행돼 왔다. 2021년에도 계속되는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을 미리 알아본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기전)은 지난달 말 전라북도 도내 한옥자원을 활용한 지역특화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 및 이를 통한 도내 지역의 문화관광활성화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2021년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사업을 수행할 도내 5개 시·군 및 공연콘텐츠를 선정했다.

선정된 시군은 전주, 남원, 임실, 고창, 부안 등 5곳.

이번 공모는 지난 11월 2일부터 11월 20일까지 공고 및 접수를 받았다. 반응은 뜨거웠다.  전주, 익산, 김제, 남원, 정읍, 임실, 고창, 부안 도내 8개 시·군에서 11개 공연콘텐츠가 신청해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에 대한 시군의 관심이 더욱 증가하였음을 확인했다.

재단은 공연예술 및 공연관광분야 전문가 심사위원 풀을 구성하고 무작위 추첨을 통해 최종 심사위원 5인을 선정하여 사업계획서에 대한 서면심사와 발표 심사를 11월 26일 진행했다.

이번 공모심사에서는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독특한 콘텐츠 개발과 시군의 적극적인 사업추진 의지 등을 중점 심사하였고 그에 따라 전주, 남원, 임실, 고창, 부안이 선정되었다. 특히 부안이 21년 사업에 새롭게 선정되어 새로운 변화와 시군 사이에 건강한 경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단은 국·도비 사업비(시군비 별도)를 시군별로 균등하게 1억1천900만원씩 지원할 계획이다.

2021년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 전주시 전주한옥마당놀이 ‘용을 쫓는 사냥꾼’
(사)합굿마을이 올해 무대에 올린 공연으로 내년에는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해 진행한다. 6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전주한벽문화관 화명원에서 열린다.

△줄거리

아흔 넘은 노부모와 막둥이 동생 부양하러, 자식이 스물댓명이나 되어서 입에 풀칠하러, 서당을 수석 졸업했는데도 취직이 안되어서 각자 사연을 갖고 있는 사냥꾼들이 용을 잡아 크게 한몫 잡겠다고 전주한옥마을에 나타난다. 마을사람들은 사냥꾼들을 정신나간 사람취급을 하는데 유독 친절한 한량하나가 이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함께 용을 잡자고 한다.

▲ 남원시 남원창극 ‘열녀춘향 수절가’

남원시립국악단이 기존 창극의 형식에 변화를 주어 남원 판소리 가왕 ‘송흥록’을 등장인물로 하여 판소리 ‘춘향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전통창극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5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안숙선명창의 여정에서 펼친다.

△줄거리

판소리 형성의 시대적 이면에는 맞지 않으나 판소리 중시조로 일컫는 남원 운봉출신인 가왕 송흥록을 등장시켜 우연한 늙은 기생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듣고 춘향가의 사설 및 소리를 완성해 나간다는 상상력으로 춘향 이야기를 풀어간다. 극중극 형식으로 풀어가기 때문에 기존 춘향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전혀 식상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특히 현시대의 판소리 대표 명창인 안숙선 명창의 여정을 무대 배경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얻고자 한다.

▲ 임실 전통연희극 ‘춤추는 상쇠’

임실필봉농악보존회 시리즈로 ‘마당은 삐뚤어졌어도, 장구는 똑바로 쳐야 혀!’라는 제목으로 필봉농악전수 교육관 야외특설무대에서 6월부터 9월까지 열린다.

△줄거리

전통적인 농촌 필봉마을에 들일이 한창이다. 마을 사람들 삼삼오오 힘을 모아 서로의 일을 주고 받는다. 필봉마을 상쇠인 봉필아버지는 모내기굿, 백중굿에 해가는 줄 모르고 굿만 친다. 어느날 서울서 출세한 춘배는 봉필에게 쑈단 공연자로 참석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봉필은 공연을 성공리에 이끌고, 쑈단 단장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봉필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

▲ 고창 판타지 감성농악 ‘이팝:신의꽃’

고창농악보존회가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작품. 고창농악과 국악뮤지컬이 결합된 마당극 형식으로 고창농악전수관 야외공연장 6월부터 9월까지 선보인다.

△줄거리

이화 도화 만발한 어느 봄날에, 봇짐 진 할머니가 검당포에 당도한다. 저 멀리 어느 한집 작은 마당에 꼿꼿하게 자리 잡은 이팝나무를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고, 그 집을 향해 간다. 할머니는 빈집을 지키고 있던 가택신과 만나고 어린시절 예인을 꿈꾸던 그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이팝나무와 소리꾼 진채선, 신재효의 이야기가 마치 신화적 이야기처럼 펼쳐진다.

▲부안 넌버벌 퍼포먼스 ‘부안 도깨비’

포스댄스컴퍼니가 부안의 도깨비, 개양할미 등 설화를 기반으로 제작한 공연이다. 매창테마관 야외특설무대에서 6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다.

△줄거리

부안의 도깨비 설화와 용신제 등을 모티브로한 넌버벌 퍼포먼스로 한국무용과 태권무 등을 결합하여 역동적으로 구성한다. 공연 구성은 소환, 용신제, 도깨비, 황용현신, 도깨비 놀음, 비나리(맺음마당)로 이어진다.

홍승광 단장은 “재단은 내년 1월초 시군 및 예술단체와 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장소, 공연일정 등을 확정하고, 현재 대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응한 방역수칙 준수와 공연운영에 대한 세부 매뉴얼을 마련하여 안전한 공연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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