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정읍 오리 농장에서 29일 가금류에 치명적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이 나왔다. 지난 2018년 3월 이후 2년8개월 만으로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방역당국 부담이 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위기 경보 단계를 즉각 ‘심각’으로 높이고 확산 방지를 위한 최고 수준의 방역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도는 농장에 사육중인 오리 1만9000여 마리를 살 처분 했고 28일 9시부터 29일 24시까지 48시간 동안 축산차량이동을 통제했다. 이와는 별도로 정읍시 소재 전체 가금농가에 대해선 7일간의 이동 제한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예방차원에서 오리농장 반경 3km 이내 6개 농가의 닭 29만2000마리와 오리 10만 마리 등도 살 처분 하고 있다. 다행히 반경 3~10km 에 있는 농장에 대한 긴급 검사에서 양성판정이 나오진 않았지만 현재 60개 농가에서 261만1000여 마리의 가금류가 사육되고 있어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특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은 100%에 가까운 폐사율을 보일 만큼 치명적인 가축질병임에도 이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기에 사소한 허점도 용납되지 않는 철저한 방역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달 이후 전국 각지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8건의 AI항원이 검출되는 등 언제든 전국 확산을 예고해 놓고 있는 상태기에 더욱 그렇다. 여기에 이들 철새로 인한 전염은 물론 일반의 부주의한 이동 등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전염은 일어날 수 있는 점도 큰 불안요소다. 
지난 2016년 11월 시작된 고병원성 AI 전국 확산으로 우리는 역대 최악이었던 1조원의 피해를 입었었다. 2017년 4월까지 전국 50여개 지자체에서 383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 사육 가금류의 20%에 달하는 3787만 마리가 살 처분 되면서 관련 산업은 거의 초토화되다 시피 했다. 장바구니 물가까지 들썩일 정도였다. 특히 올해는 유럽에 이어 인근 일본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는 등 세계적인 유행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강력한 초등 방역조치가 필요하다. 정부도 매우 위험한 상황임을 인정한 만큼 철저한 점검과 신속한 후속조치를 통해 확산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확산 방지를 위한 최고 수준의 방역조치는 말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임을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