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어린이집 학부님께! 금일 군산 00여고 학부모 및 학생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00여고 학급 전체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원아의 가족 중 동일 학급의 학생이 재학 중입니다. 이에 따라서 원아도 금일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00어린이집에 7살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A모씨. 지난 25일 오후 4시 한 통의 장문 메시지를 받았다. 군산시에 코로나19 확진자 잇따라 발생했지만, 어린이집은 안전하리라 생각했던 A 씨. 코로나19 확산세에 아이의 어린이집 등교를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A 씨는 “물론 내 아이도 중요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서 내 아이가 코로나19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등교를 시키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군산 지역의 코로나19 대유행 조짐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달(26일 오전 8시 기준) 들어서만 벌써 30명째다. 유치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그리고 학원, 교회, 쇼핑몰, 마트, 병원, 음식점, 미용실, 커피숍 등 확진자들의 이동 동선이 군산시 전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더욱이 24일, 25일, 그리고 26일 오전까지 2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군산시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군산시보건소와 A아파트 선별진료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군산시 또한 코로나19 확진자들의 핸드폰 GPS, 방문 장소 CCTV 등을 확인해 이동 동선과 접촉자 파악에 모든 행정력을 투입하고 있다.

군산은 코로나19 타격 속에 그로기(groggy) 상태까지 몰렸다. 학부모들은 또다시 아이들의 등교 걱정을 하기 시작했으며, 텅 빈 거리의 풍경은 소상공인들의 마음을 더욱 춥게 만들고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등 잇따른 악재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 나가던 군산시민들에게 코로나19의 습격은 가혹했다.

1년 전 작은 호프집을 개업한 B 모 씨. 그때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하루 매출이 1년 전보다 반 토막 났다고 하소연한다. 그는 “하루하루 가게 문을 여는 것도 버겁다. 지금은 테이블이 어느 정도 차 있으면, 아예 손님들이 발길을 돌려 버린다”라며 “하루에 1~2팀, 많아야 3팀 정도 받고 있다”라고 한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가게를 만들기 위해 직접 소독기를 갖춰 매일 소독하고, 마스크 착용, 출입부 명부 등 꼼꼼히 챙겼지만, 얼어붙은 손님들의 발길을 돌리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B 씨는 “나만 겪는 아픔이 아니라 군산시민 전체의 아픔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생계는 힘들지만,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희망을 보고 있다”라고 위안했다.

연말 행사와 모임은 없어졌다. 사람들과 만남도 미뤄졌다. 직장근무보다는 재택근무가 많아졌다. 공원에서 운동하고 숨이 찰 법하지만, 마스크 착용은 잊지 않는다.

이제는 익숙한 코로나19의 풍경은 시민들이 만들어가고 있다. 더 이상의 코로나19 확산은 안 된다는 자발적인 시민의식이 어느덧 자리 잡고 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최근 김장 등 가족 간 모임, 소규모 모임으로 인한 감염이 퍼지고 있다. 가족이더라도 동거하지 않는 가족 간의 만남과 모임에서는 꼭 마스크를 착용하고, 서로서로 지킨다는 마음으로 필요불가결한 만남이 아니면 자제하고 있다”라면서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다 같이 동참하자”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