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전진은 위기를 통해 시작된다. 역사를 살펴보면 선진국이나 앞서가는 지역은 언제나 위기를 발판삼아 도약과 성장을 일궈냈다. 타 지자체가 뛰어넘을 수 없는 ‘넘사벽 경쟁력’을 갖춘 완주군(군수 박성일)도 위기를 자양분 삼아 기회를 찾아내고 벽을 뛰어넘는 돌파력을 발휘해왔다. 완주군이 강한 조직으로 앞서갈 수 있는 근원적인 힘은 과연 무엇일까? 인구감소와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를 찾아내는 ‘완주군 경쟁력의 숨은 코드’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 34개월 만에 전입초과 기록

완주군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지난 2017년 말 9만5,975명에서 2019년엔 9만2,220명으로 뚝 떨어졌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주시가 생산기반은 마련하지 않은 채 시군 경계지역에 대규모 아파트개발에 나서 인근지역의 도시공동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극히 이기적이며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완주군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곧바로 ‘인구증가 지원 사업 등에 대한 조례’를 제정(2018년)를 제정했고, ‘인구정책팀’이란 별도의 부서도 만들었다. 생애주기별로 △결혼과 임신·출산 △영유아 및 가족 △아동과 청소년 △청년 △중장년과 어르신 △전 생애 등 6개 파트로 나눠 100개 사업에 육박하는 등 촘촘한 인구지원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꿈쩍하지 않던 인구 감소세가 올 들어 반등 기미를 보였다. 올 9월말 주민등록상 인구는 9만1,806명. 인구감소 34개월 만에 ‘뚜렷한 전입초과 현상’을 기록하며 인구증가(65명)로 이어졌다. 특히 ▲전출이 전월대비 대폭 감소(175명)한 점 ▲출생(32명)과 사망(47명)의 격차가 좁혀진 점 ▲13개 읍면 중 9개 읍면에서 고르게 인구가 늘어난 점 등 3가지 측면에서 완주군 인구증가의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여기다, 테크노밸리 2산단과 중소기업 전용농공단지 분양, 수소상용차 생산기반 구축, 복합행정타운과 삼봉웰링시티 내 아파트 단지 조성 등 인구흡입 요인이 많아 2021년부터 큰 폭의 인구증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3년 만에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완주군 경쟁력의 한 단면이다.

□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완주군의 위기 대응능력을 더욱 빛나게 했다. 완주군은 △선제적 조치 △현장 중심 대응 △주민과 공동체 참여 등 3대 방역 시스템을 가동해 지역 확진자 발생을 엄격히 차단하고 있다. 도농 복합도시 특성을 잘 살린, 일종의 ‘완주형 방역시스템’인 데, 중앙부처 관계자마저 철두철미한 ‘완주형 방역시스템’에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완주군은 특히 코로나19의 선제적 대응으로 명성을 날렸다. 폭서기를 앞뒀던 올 6월에는 전국 최초로 ‘진료동’과 ‘검사동’ 등 컨테이너 2개 동을 연결한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주민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8월에는 군청사 로비에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 또한 전북 광역·기초단체 청사 중에서는 최초였다.

사실, 완주군은 “감염병과의 싸움은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는 박성일 군수의 원칙에 따라 선별진료소 24시간 확대 운영(1월 22일), 완주군보건소 조직 대전환(2월 1일), 중국인 유학생 1일 모니터링 실시, 우석대·완주경찰서 등과 3자 협의체 가동 등 선제적이고 입체적인 대응에 나서 초기 방역망을 확실히 구축할 수 있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국 최초로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전국적인 이슈의 중심에 섰고, 방역과 경제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경제 활성화 예산을 투입하기도 했다. 덕분에 전대미문의 위기가 9개월째 계속되고 있지만 완주군은 해외유입 확진 사례 1명을 제외하곤 지역 감염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 등 그야말로 ‘코로나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 위기에 강한 완주의 숨은 코드

완주군이 유독 위기에 강한 이유는 조직 내 변화(change)와 도전(challenge), 소통(comunication) 등 이른바 ‘3C 경쟁력’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일 군수는 직원들의 가능성과 능력을 깨워 꽃피게 만드는, 행정이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다. 그는 “세상의 변화 속도보다 우리가 더 빨리 변해야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며 행정의 스피드 있는 변화와 혁신을 채근한다. 완주군이 국내 각종 평가나 수상에서 전국 톱 클라스에 빠지지 않는 것도 변화를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변화만 있고 도전이 없으면 실행력을 담보할 수 없다. 완주군은 작년부터 새내기 공무원들의 도전 DNA를 깨우기 위해 ‘완주 챌린지 100℃’ 정책연구모임을 만들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젊은 아이디어를 행정에 접목해 갓 잡은 생선처럼 팔딱팔딱 뛰는 행정을 해보자는 취지인데, 그동안 중앙부처 공모사업에 여러 사업이 선정되는 등 벌써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엔 직원들의 챌린지(도전)를 독려하고 지원하는 행정적 분위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소통은 완주군 행정의 저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코드다. 완주군은 주민과의 소통, 군의회와의 소통, 행정 내 소통을 가장 중시한다.

변화와 도전, 소통의 3가지 숨은 코드 이면엔 직원들을 믿고 배려하는 박 군수의 따뜻한 리더십이 똬리를 틀고 있다. 선(線)으로 따지면, 박 군수는 직선이라기보다 곡선에 해당한다. 곡선은 부드럽고 힘이 없어 보이지만 부러지지 않고 모든 선형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이 직원들을 변화하고 도전하며 서로 통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스>박성일 군수의 2025 수소도시 도전

박성일 완주군수는 미래 지향적이다. 지난 2일 완주군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K-뉴딜위원회 주최의 한 토론회에서는 ‘2025 완주 수소도시 도약’을 위한 3대 비전과 5대 핵심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 군수가 이날 제시한 3대 비전은 ▲수소시범도시 완성 ▲수소상용차 산업 육성 ▲수소저장용기 부품산업 육성 등이다. 또 5대 전략은 △수소 상용차 관련 인프라 집적화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 △수소용품 안전기반 구축 △한국수소산업진흥원 설립유치 추진 △혁신도시의 지역균형 뉴딜 거점화 등이다.

박 군수는 이와 관련, “정부의 수소경제와 한국판 뉴딜 정책에 발맞춰 지역의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완주형 그린뉴딜 사업’ 발굴을 추진해왔다”며 “완주군이 갖고 있는 수소경제 인프라를 활용한 ‘전북형 수소생태계 구축’을 통해 지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혁신성장의 토태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군수의 미래지향적 도전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된다./완주=임연선기자lys8@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