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직녀. 그리고 남과 북. 꼭 만나야 하지만 만날 수 없는 비극이 공연예술로 재조명된다.

강명선현대무용단(대표 강명선)이 25일 오전 11시, 오후 3시, 저녁 7시 30분에 전주한벽문화관 공연장에서 ‘직녀에게-기약없는 이별’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2년 전 한국무용 시놉시스와 총연출을 맞아 진행했던 작품을 이번에 다시 현대무용으로 새롭게 재해석해 ‘영상과 사진전’으로 새롭게 기획을 했다.

2020 상주단체 우수작품 레퍼토리인 작품으로 통일염원을 꿈꾸며 만들어진 문병란의 시 ‘직녀에게’를 모티프로 만들어졌다.

문병란의 시 ‘직녀에게’가 노래로 만들어진 배경에는 5월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이 깊다.

광주 민중을 학살한 전두환 정권이 5월 광주 민주화운동 열사들을 대대적으로 검거하기 시작할 무렵, 이 노래를 싹틔운 윤한봉씨도 서슬 퍼런 군부독재의 검거망을 피해 미국 망명길에 올랐고 ‘광주의 5월 정신은 조국통일로 계승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던 그는 작곡가 김형성에게 ‘직녀에게’ 시를 주며 노래를 부탁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 노래가 해외판 ‘직녀에게’ 이 노래는 미주와 유럽 등지에 알려지면서 통일을 염원하는 해외동포들의 애창곡이 됐다. 1984년 문병란 시인이 베를린에 갔다가 이 노래의 악보와 육성 노래 테이프를 얻게 되었는데, 김형성 작곡가의 노래를 들은 문 시인은 생각을 달리했다. 가곡풍인데다 국내 정서와는 맞지 않다는 느낌을 가졌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작곡가이자 통기타 노래꾼인 박문옥이 같은 가사에 새로 곡을 붙였고 대학생 가수 김원중이 음반으로 취입하면서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된다.

강명선현대무용단에서는 이렇게 탄생된 ‘직녀에게’란 노랫말과 시를 견우와 직녀의 애달픈 사랑을 담은 춤으로 재해석했다.

이번 작품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처럼 남녀 간의 애절한 사랑뿐만이 아니라 인류에 대한 사랑,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남과 북의 통일, 이루지 못할 것만 같은 이상향에 대한 동경 같은 의미를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공연은 코로나19로 인해 팔복예술공장에서 사전 촬영된 사진전과 영상상영으로 진행되며 선착순 70분만 착한 거리두기로 진행된다.

작품은 여섯 개의 이미지로 구성됐다.

그 이별과 슬픔이 너무 길기만 한 ‘남과 북... 아픔’을 시작으로, 두 번째 이미지에서는 선 채로 기다리기에는 너무나 긴 은하수를 표현한다. 세 번째는 단 하나의 오작교마져 끊어져 버린 ‘분단’의 이미지를 담는다.

정령의 ‘통일염원’과 꿈꾸는 ‘영원한 오작교’, 만남을 기약하는 ‘세상에 머물다’의 이미지가 차례로 나타나면서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이번 작품은 총예술감독에 강명선 대표가 방향키를 잡고, 안무 강소영, 조안무 김수지·정종웅, 지도에 고현정·노우리, 사진에 김종선씨가 함께했다.

강명선 대표는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급변해가는 이 시점에서 비대면으로 모든 것들이 바뀌어가는 과정들을 우리는 겪어가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면서 “이번 무대에 오르는 ‘직녀에게’는 통일을 염원하는 작품으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에필로그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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