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세에 들어서면서 전북혈액원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학교들이 등교 인원을 줄이거나 비대면 수업으로 돌아설 뿐 아니라 방학까지 앞두고 있어 학교의 단체 헌혈에 기대기도 어려워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23일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북지역 헌혈건수는 90,419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97,198건에 비해 6,779건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 헌혈은 지난해 53,897건에서 올해 55,849건으로 2,680건 가량 증가했지만, 단체 헌혈이 42,792 건에서 33,495건으로 대폭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전북지역 일일 혈액 수급량이 ‘적정’ 수준이었던 날은 불과 14일 가량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경우 31일 가운데 관심단계는 23일, 주의단계가 1일이었고, 이번 달 들어서도 관심단계는 15일, 주의단계는 1일이었던 것으로 각각 집계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를 유지하고 있을 당시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단체 헌혈 진행이 가능했지만, 최근 들어 1.5단계로 격상되면서 헌혈 수급에 비상등이 켜진 실정이다.
특히 동절기의 경우 유동인구가 줄어들고 단체 헌혈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각급 학교의 방학과 맞물리면서 혈액원의 걱정을 한 몫 더하고 있다.
실제 지난 주말 찾은 전주지역 헌혈의 집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헌혈 후 대기하던 두세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도 했지만, 이들이 문을 나서자 대기석도 썰렁해졌다.
이날 만난 헌혈의 집 간호사는 “오전 동안 찾는 사람이 없다가 문 닫을 시간을 한두 시간 앞두고 서너명이 찾았을 뿐”이라며 “통상 하루에 40명 정도는 왔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혈액원은 헌혈의 집에서 프로모션 등을 진행, 지난 20일 기준 2.5일분까지 떨어진 일일 혈액 수급량을 이날 기준 5.5일분(1056유닛)까지 끌어올렸지만, 감염증 재유행이 현실화 되면서 앞으로 전망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전북혈액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의 경우 올해 연중 지속해왔으니만큼 염려스럽지 않은 상황이나, 지역 확산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헌혈 참여에 어려움을 주는 요소이니만큼 지역감염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혈액 수급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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