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북 도내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겨울철 대유행이 현실화됐다.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초기 단계에서 경고했던 ‘겨울철 위험성’과 느슨해진 경각심이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를 양산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전북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도내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55명으로 누적확진자는 235명으로 늘었다.

6일 동안 일일 평균 확진 환자가 8.8명에 이르면서 선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1·2차 유행과 다른 3차 대유행
전북은 방문판매업 등 특정업종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지난 1·2차 유행 때와 달리, 이번에는 지역거점병원을 중심으로 확산 되는 경향을 보이고있다.

지난 2월부터 8월 초까지 시작된 1차 대유행의 경우 신천지와 대구지역 관련 확진자 7명을 제외하면 해외입국자 양성 사례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실제 지난 8월 11일 기준 도내 발생 원인을 보면 총 40명 가운데 해외입국 환자가 21명, 대구지역 6명, 신천지관련 1명, 이태원클럽 2명, 확진자 접촉 8명, 기타 2명이다.

2차 대유행(지난 8월 15일~11월 초)의 경우는 광복절 집회와 서울사랑제일교회 사태 이후 전주, 익산, 군산 등 인구 밀집 도시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이번 3차 유행은 도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원내 감염자와 원외 감염자를 분류해야 할 정도로 확산세가 거세며, 감염원도 찾을 수 없을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 원광대병원, ‘관리체계’ 안에 있어… 병원 밖 상황이 더 위험
22일 밤부터 23일까지 전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9명이 추가 발생했다.

원광대병원 관련 환자가 6명, 타 지역 확진자의 접촉자 2명, 해외입국자 1명 등이다.

이날 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원대병원발 감염자는 전북 227번(환자 보호자), 228번(직원), 229번(225번 환자 접촉자), 230번(환자), 233번(환자 보호자), 234번(퇴원환자) 확진자다.

나머지 231번~232번은 하남시 85번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됐고, 235번 환자는 미국 시애틀에서 지난 9일 입국한 미군이다.

18일 전북 181번 확진자(20대·간호사·최초 인지자)가 양성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35명이 감염됐다.

원대병원 내부 23명(71병동 12명, 62병동 8명, 관련 확진 3명), 외부 12명(181번 지인 1명과 음식점 2곳에서 11명)이다.

이에 따라 원광대병원의 두 병동은 코호트 격리조치가 취해진 상태다. 또 입원환자와 보호자, 11월 초 퇴원자에 대해서도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도 보건당국은 “병원 내 확진자는 관리체계 내에서 확진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며 “음성판정을 받고 14일간의 잠복기간 동안 원광대학교와 도, 익산시 보건소가 3~4일 주기로 검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병원 내 상황보다는 병원 밖 상황이 더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단계가 조정돼 시행중이고, 병원 내 지표환자라 할 수 있는 확진자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히는 만큼, 수요일 이후에는 상황이 개선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병상확보 비상
일각에서는 도내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병상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23일 오전 8시 기준 도내 병상 115개 중 가용 가능한 병상은 58곳으로 중증 및 중환자 치료병상은 4곳(전북대병원 2곳, 군산의료원 2곳)에 불과하다.

경증 환자를 치료할 일반 치료병상은 54개 남아있다. 그러나 하루 평균 8.8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만큼 병상 부족 사태는 불 보듯 뻔하다는 의견이 지속되고 있다.

병상 부족 사태를 우려한 도 보건당국은 남원의료원의 병상을 추가 확보해 늘려갈 계획이다. 또 생활치료센터 운영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지역 상황에 맞춰, 병상확보에 문제 없도록 하겠다”며 “현재는 환자분 모시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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