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비교적 감염 우려가 덜한 외곽 수목원 등 야외시설로 시민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24일 오후 찾은 완주 대아수목원. 드문드문 붉은 물이 든 단풍들이 입구서부터 방문객들을 맞았다. 점심시간이 갓 지난 무렵이었지만 주차장에는 차들이 거의 가득 들어차 있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에 계절감이 모호해진 옷차림을 한 방문객들이 천막 앞으로 죽 늘어섰다. 체온을 재고 명부를 기입한 다음에야 입장할 수 있었던 탓이다.

‘QR코드 입력 가능하신 분들은 여기 찍어주시고, 아니신 분들은 명부에 적어주시면 되세요’ 하는 직원의 안내를 따른 직후 사람들은 등산객들과 수목원 관람객들로 나뉘어 걸음을 옮겼다.

전주에서 왔다는 이모(80)씨는 “코로나니 독감이니 이야기가 많아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놀랐다”며 “모처럼 바깥바람을 쐬러 온 참인데 아직 단풍이 다 들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부지가 넓고, 삼삼오오 일행들과 모여 이곳저곳으로 흩어져 들어간 탓에 꽤 많은 방문객 수에도 불구하고 한 곳에 인파가 몰리거나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길목을 따라 전시된 꽃들이며 분재들이 수목원을 찾은 이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이날 가족과 함께 수목원을 방문한 50대 이모 씨는 “사람들이 모여 있지 않아 한적해보이긴 한데, 사실 처음 들어올 때 생각보다 줄이 길어서 깜짝 놀랐다”며 “오랜만의 나들이니만큼 천천히 돌아보고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10시께 찾은 모악산 도립공원에도 어김없이 사람들은 몰렸다. 주말 오전,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은 등산객들의 차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마스크를 착용한 등산객들은 끊이지 않고 위쪽으로 잰 걸음을 옮겼다. ‘산에 오르기 싫다’며 투정을 부리는 아이들과 오늘 등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문객들의 목소리가 산길을 깨우는 듯했다. 간간히 숨이 찬 듯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둔 뒤 마스크를 내리고 숨을 몰아쉬는 이들도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은 방역 수칙을 신경쓰는 듯한 모습이었다.

자녀를 데리고 산길을 오르던 한 등산객은 “아이들이 답답해해서 모처럼 데리고 나왔는데 사람이 많다보니 마스크를 쓰라고 주의 주는 것도 일”이라며 “아직 나이가 어리다보니 중간까지만 갔다가 하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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