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호남3대 도시의 자존심,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

=바로 지금, 익산의 인구 변곡점을 만들어 낼 골든타임 -

익산시 정헌율 시장

지금 우리 익산시의 상황은 마치 ‘냄비 속 개구리’와 같다.

펄펄 끓는 물에 던져진 개구리는 뜨거움을 느끼고 바로 탈출하지만 서서히 데워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는 물의 온도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결국 비극을 맞는다. ‘냄비 속 개구리’ 이야기는 우리에게 대외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기민하고 현명하게 대응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혹자는 어차피 인구감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며 또는 코로나19로 지역경제도 어려운데 인구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얘기한다. 그러나 아주 미세한 변화라도 가까운 미래에 생사(生死)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수 있으며, 골든타임을 무력하게 허비하지 않으려면 위기의식을 가지고 적기에 신속히 대처해야만 한다.

우리 익산시는 1995년 이리시와 익산군 통합 이후 33만 5천여명까지 인구가 증가했다. 이후 호남 3대 도시로서 대외적 위상을 떨치며 성장해왔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해 올 8월 말에는 28만 3천여명까지 줄었으며, 지금의 추세라면 빠르면 올 연말 인구 28만마저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

바로 지금이 익산시 인구 변곡점을 만들어 낼 골든타임인 것이다.

이대로 인구감소세를 막아서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지역경제의 뿌리까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것이 자명하다. 당장에 교부세가 감액되면 시정 살림이 팍팍해지고, 국회의원 수가 감소하면 익산의 발전을 견인할 동력이 반으로 꺾인다.

장기적으로는 생활 인프라와 일자리가 축소되고 시민에게 돌아가는 복지가 줄어든다.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 된다. 또,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지켜오던 호남 3대도시로서의 지위를 빼앗겨 익산시와 익산시민의 자존심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다.

우리시는 지난 9월 인구 30만 회복을 위해 전례 없는 고강도 인구대책을 수립하여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에서 추진하는 인구 대책은 긴 호흡으로 멀리 내다보고 가는 중장기적 과제이기 때문에. 당장 금년 연말 28만을 지키기 위한 단기적인 처방의 병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현재 행정에서 먼저 익산에 거주하지만 타시군에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시민을 찾아 「1인 1이웃 만들기 운동」에 솔선하며, 익산愛 주소 바로갖기 운동에 시민들이 대거 동참할 수 있도록 불을 지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민참여 유도를 위한 예산지원 등 법적근거 마련도 추진 중이다.

그 간 지역에 어려운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익산시민들은 자발적인 공감과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지역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구원투수로 흔쾌히 나서주었다. 특히, 지난 2017년도에는 무너지는 인구 30만을 지켜내며 익산시민의 저력을 드러낸 바 있다.

안도현 시인의 어느 시구절에서는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뜨거운 것이다”라고 노래한다.

결국 뜨거움을 만들어 내는 힘은 우리 내면에 있으며, 우리 지역이 좀 더 풍요롭고 안락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변모하길 바라는 익산시민들의 하나된 마음이 익산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되어 작금의 인구위기 또한 슬기롭게 극복해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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