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 호남과 제주를 다스렸던 전라감영이 한국전쟁 때 소실된 이후 70년 만에 복원된 가운데 7일 전주시 전라감영에서 열린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 기념식에서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등 참석자들이 현판제막식을 하고 있다. /박상후기자·wdrgr@

찬란한 꽃, 천년의 열매 ‘전라감영’이 7일 문을 열고 시민의 곁으로 다가갔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북과 전남, 제주를 관할했던 전라감영이 한국전쟁 때 폭발로 완전히 사라진 지 약 70년 만에 위풍당당한 옛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전주시와 전북도, 전라감영 복원 재창조위원회(위원장 이명우)는 7일 전라감영 복원 현장에서 김승수 전주시장, 송하진 전북도지사, 김영록 전남도지사,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 강동화 전주시의장, 진교훈 전북경찰청장, 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 이정린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장, 김승섭 전주시의회 문화경제위원장, 이재운 전라북도 문화재위원장, 최기영 국가무형문화재 대목장, 이명우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 기념식을 개최했다.
‘찬란한 꽃, 천년의 열매-전라감영’을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은 1884년 전라감영을 다녀간 미국대리공사 조지 클레이튼 포크 (George Clayton Foulk, 1856-1893)의 사진 속에 담겨진 승전무(국가무형문화재 21호)와 전라감사 교대식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후 복원사업 경과보고와 기념사, 환영사, 축사, 희망보감 전달식, 현판 제막식 등이 이어졌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영상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부대행사로 전라감영을 지켜온 회화나무 씨앗과 전라감영 흙을 드론 3대에 매달아 동학농민혁명 발원지인 정읍, 고창과 6·25 전쟁 피해 지역인 남원, 전북의 새로운 미래인 새만금으로 날려 보내는 등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전라감영 청소년 문화유산 해설사들도 복원 현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현장투어를 진행했다.

전라감영 복원·재창조는 지난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라도를 관할했던 전라감영은 1951년 한국전쟁 중 폭발사고로 완전히 사라졌고, 이듬해 전북도청사가 지어졌다. 전라감영 이전 논의는 도청사 이전 계획이 확정된 1996년부터 시작됐다.
전주시와 전북도는 2017년부터 총사업비 104억원을 투입해 구도청사를 철거하고, 동쪽 부지에 선화당 및 관풍각, 연신당, 내아, 내아행랑, 외행랑 등 7개 핵심건물을 복원하기에 이르렀다. 폭발로 사라진 전라감영이 약 70년 만에 전라도를 통치했던 옛 위용을 되찾은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도시로, 조선왕조 500년을 꽃피운 조선의 본향이자, 전라도의 대표도시”라며 “전라감영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영상을 통해 축사메시지를 보냈다.

송하진 지사는 이날 축사를 통해 “전라감영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글귀 ‘(국가군저 개고호남) 약무호남 시무국가’를 새긴 기념비는 전라도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북인의 자존의식을 한층 드높일 것”이라며 “전라감영 복원은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전북 자존 시대를 여는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임에도 전라감영이 복원되는 뜻깊은 역사적 순간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조선왕조 발상지인 전라감영을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는 공간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전주시내 옛 도심에 자리잡은 전라감영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도청사 이전부터 약 20년 동안 진행된 전라감영 복원사업에는 건축, 도시재생, 콘텐츠 분야 전문가는 물론 다수의 시민들과 함께 토론을 통해 복원의 방향을 설정해왔다”며 “전라감영은 전주의 자긍심이자, 구도심 문화심장터 100만평의 심장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은 코로나19 여파로 행사 규모가 100명 이하로 최소화됐으며, 유튜브 라이브로 생중계됐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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