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기고문=코스모스 비대면?

(전) 남성중학교 류명렬 교장

지난 30일 방송된 KBS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시청률 29.0%라는 근래 보기 드문 기록을 세웠다.

비대면 공연이었지만 무대 위에서 열정은 대면공연과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이었으며, 15년 만에 TV에서 그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가수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나는 ‘흐를 유’ ‘행할 행’ ‘노래 가’ 유행가를 부르는 가수다. 뭐로 남는다는 거 자체가 웃기는 얘기"라고 답했다. 세월이 묻어나는 그의 묵직한 메시지는 스타가수가 아닌, 삶을 편하게 얘기하는 소시민으로 아니 철학자로 자신의 인생를 실감하고 있었으며, 이미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었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 고향역(임종수 작곡)

나훈아가 젊은 시절 부른 노래로, 지금까지 뭇 사람들의 애틋한 고향의 정서를 이야기하고 있다. 코스모스만 보면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노래이다. 우리 고장을 소재로 하였다고 한다.

코스모스라는 꽃이름은 ‘우주’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코스모스에서 유래한다. 꽃말은 순정이다.

가을에는 이만한 꽃이 없다. 흔하디흔한 꽃이면서도 청초하고 아름답다. 정원에서 정성으로 키워지는 꽃이 아니라 길가에 피면서도 곱게 느껴지는 꽃이다. 도로를 따라 그룹으로 핀 꽃은 황금빛 들판과 어울려 가을의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가늘고 여성스럽지만, 해바라기를 닮아 한 방향을 바라보는 꽃이기도 하다. 길가를 스치는 산들 바람에도 크게 흔들리지만 쉽게 꺾이지 않아,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강함을 지녔다.

많은 지자체에서 가을 축제의 주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 고장에서도 개화시기에 맞춰 성대하게 치러졌던 김제 지평선축제가 올해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코로나19의 단면이다.

엊그제 산책길 길가에서 만난 코스모스가 그토록 청초하고 아름다우면서 자신감으로 가득하던 자태는 보이지 않고,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것은 코로나19 비대면이 만든 허상인가?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전문가의 일반적인 전망은 가을쯤이면 상황이 나아져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제2차 팬데믹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현재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하루하루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히고 있다. 모두가 끝이 안 보이는 위기 속에서 막막함을 느끼지만, 역설적으로 오늘의 일상을 더 감사하게 여길 수 있는 성숙한 사고가 만들어지고 있다.

바이러스의 공포와 일상생활의 어려움 때문에 힘든 시기지만 이 상황을 마냥 절망스럽게만 생각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지나친 낙관은 금하되, 우리가 2020년의 코로나19를 겪고 나서 얻게 된 긍정적인 면과 다양한 분야에서의 가능성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또한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사회적 가치 또한 준수되어야 할 것이다. 모쪼록 힘든 이 시간들이 빨리 지나가 모두가 일상으로 복귀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한,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하여 얻게 되는 긍정적 변화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아갈 방향으로 전화위복이 되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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