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또 다시 마약사범이 적발됐다. 이번엔 750조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다. 전북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18일 마약류로 분류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국민연금에서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책임 운용역 A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협의를 받는 이들은 지난 2~6월 인터넷을 통해 대마초를 사들였고 직원이 마약을 한다는 소문을 접한 국민연금이 자체 감사를 통해 확인, 경찰에 고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김용진이사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개인들의 일탈을 넘어 자산운용에서 연금제도운영에 이르기까지 샅샅이 짚어보고 문제점을 찾아내겠다고 했지만 일반 직업과 달리 더욱 청렴하고 모범을 보여야할 공기업직원들이 무더기로 대마초를 흡인한 사실은 어떠한 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지난 8월 울산해양경찰서가 국내에 마약류를 불법 유통한 혐의로 전북에서 활동해온 외국인 대학생 총 판매책 2명을 구속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지 한 달여 만에 전북에서 또다시 마약사범이 꼬리를 잡힌 것으로 도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4월에도 국제항공우편을 통해 정읍시로 22억 원 상당의 필로폰을 들여온 태국인 국적여성 3명이 검거됐던 터라 불안은 더 크다. 전북 역시 이젠 마약의 안전지대가 분명히 아님이 확인됐고 보다 강력하고 철저한 근절 단속대상에 마약을 포함해야 할 상황을 맞이했기에 더욱 그렇다.
마취와 환각작용이 있는 대마초는 법에서 마약류로 정해 엄격히 금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암암리에 급격히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 14일 부산 해운도의 한 도로에서 7중 추돌 사고를 낸 운전자도 대마초를 흡입한 상태였다. 1년 전 CJ그룹회장의 장남이 미국에서 가지고 들여오다 적발된 것도 다양한 종류의 변종 액상 대마였다.
한번 손 데기 시작하면 죽기 전엔 끊을 수 없다고 할 만큼 중독성 강한 마약이지만 주변에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게 현실이 됐다. 패가망신하고 몸과 정신까지 피폐해져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시작점이 마약이지만 공급이나 사용에 대한 관대한 법적용과 주변에 널린 마약공급 확대로 인해 근절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마약범죄 지금 잡지 못하면 절대 못 잡는 다는 각오로 대처해야 한다. 철저한 유통실태 파악을 통한 강력한 처벌과 무관용 원칙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국민정서를 외면해선 안 된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