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재확산과 추석 명절 선물이 겹치면서 택배 물량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6일 전주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택배 노동자가 높게 쌓인 택배 물품을 분류하고 있다. /장수인기자·soooin92@

“쏟아지는 택배물량에 파묻힐 지경이에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코로나19로 고향방문 자제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택배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택배기사들의 경우 물량 폭증에 따른 피로와 함께 비대면 배송에 따른 도난우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오전 9시께 찾은 전주시 장동 한 택배 물류센터. 수북이 쌓인 택배 박스들 사이에 서 있는 택배기사들은 컨테이너 벨트 위로 끝없이 쏟아지는 택배박스 분류작업에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물류를 분류하는 곳에는 한 눈에 봐도 2~3m 높이로 선물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1초에 3개꼴로 쏟아지는 물량을 받고, 지역별로 구분하고 나면 점심시간을 넘기기 일쑤”라고 한 택배기사는 말했다.

이날 찾은 팔복동 한 물류센터도 상황은 같았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택배 양에 택배 기사들은 연신 한숨을 내쉬면서도 분류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6년째 배송 일을 하고 있다는 택배기사 A씨(43)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구매가 급증하면서 기사들이 소화해야하는 물량도 작년보다 30% 이상은 늘었다”면서 “이미 택배 물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추석 성수기에 물량이 더 증가할 것을 생각하니 두렵기만 하다”고 한숨 지었다.

그는 “1톤 트럭을 가득 싣고도 배송할 박스들이 남는 상황이 잦다”며 “그렇게 매일 13시간 이상을 택배박스와 고군분투 한다”고 말했다.

택배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이미 30% 증가한 택배 물량이 추석 명절을 맞아 20%는 더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물량 증가로 택배기사들이 허덕이는 상황인 것을 알면서도 대책마련 없이 고향방문을 자제하고 선물로 대체하라는 권고가 야속할 따름이다”면서 “택배기사들이 폭증하고 있는 택배박스 분류작업에 배송을 나가기도 전에 지치는 상황인데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체국 택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올해 흉년으로 인해 농산물 배송접수는 줄어든 상황이지만, 반대로 명절시즌 배송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인력 충원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택배기사들에게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배송’도 처진 어깨를 더 내려가게 하고 있다. 비대면 배송이 이뤄지면서 자칫 도난사고라도 나면 책임은 고스란히 택배기사들의 몫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감염증에 명절까지 겹쳐 업무과다는 어느 정도 감수하지만, 비대면 배송에 따른 도난사고까지 책임지는 것은 너무 과도한 것 같다”며 “인력 충원 등 근무환경 개선이 하루 빨리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장수인 기자·soooin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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