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축제를 선언한 제19회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막했다.

이날 저녁 7시 40분에 시작된 개막공연 <온라인 월드 시나위 ‘_잇다’>는 러시아, 독일, 대만 등 해외 13개국 9개 지역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합동공연이 펼쳐졌다.

올해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쎄 퀸텟’, 러시아 연방 투바 공화국의 ‘후메이 비트’, 독일 ‘세바스티안 그람스’, 대만 ‘큐브 밴드’, 인도 ‘임란 칸&나임 칸’ 등 해외 공연 팀이 각각 현지에서 공연하는 모습이 ‘온라인 콜라보’로 진행됐다.

개막 공연은 KBS전주와 전주세계소리축제 유튜브·페이스북로 생중계됐다.

앞서 오전에 열린 개막 기자회견에서는 김한 조직위원장, 박재천 집행위원장, 한지영 콘텐츠운영부장, 김회경 대회협력부장 등이 참석, 올해 축제의 성격과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김한 조직위원장은 “19년이 된 소리축제를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로 새로운 방법으로 해보자고 결정, 올 봄부터 많은 고민을 했다”며 “국내외 예술가 협력을 통한 축제를 만들자고 결정했다. 또 지역예술가들이 자리가 좁아지는 것을 대비해 오는 11월부터 이들을 위한 무대로 진행한다. 내년 20주년을 맞아 혼란스러운 점도 많지만 이 상황이 대세가 된다면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할 것을 대비해 활성화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아직도 불안하지만 이제는 가야할 시점이다.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됐다”며 “많은 석학들이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을 논한다. 전주와 전통음악은 그린 뉴딜과 적합한 문화생태계를 가지고 있으며 오늘부터 공연은 디지털 뉴딜과 맞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소리축제가 최첨단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얼리 어답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지영 콘텐츠운영부장은 “일을 하면 할수록 늘 어렵다. 코로나 상황은 처음이고 가이드라인이 없어 사례를 발굴해가며 만들고 있다. 어려웠지만 지속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연적이다. 앞으로 가기 위해선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고 그 결과를 누군가 책임지고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분위기도 있다.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말은 문화계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회경 대회협력부장은 “이번 축제를 준비하면서 디지털이 예술을 따라오지 못함을 깨달았다. 디지털이 끊길 때의 차가움과 이어질 때 따뜻함이 오갔다”며 “코로나가 안정되면 향후 평가가 있을텐데, 소리축제가 그 평가에 좋은 데이터가 될 것이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미디어축제는 실험과 시도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축제는 관객과 소통이 단절됐다는 의견에 대해 박재천 위원장은 “영상으로 만나는 비대면 공연은 연기자 호흡을 느끼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영상과 관객이 만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 인력은 현장의 호흡을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지, 예술가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공연을 어떻게 전달할 지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재천 위원장은 “5일간 열리는 다섯 개 공연과 상응하는 또 다른 개념의 장기공연이 마련됐다. 19일에 걸쳐 200여개팀이 나오는 공연이다”며 “한 번도 무대에 서지 못했던 예술가들에 대한 배려 차원도 있다. 디지털 축제를 끝나고 11월 또 다른 대규모 공연을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제19회 전주세계소리축제는 20일까지 매일 한 공연씩 ‘미디어-온라인 특별기획 5선’으로 진행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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