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의 위상약화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중앙무대에서 목소리 내는 전북출신 국회의원의 존재감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침묵이고 당정현안에 대해서도 지극히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단 지적에서다. 
21대 지역구 국회의원 10명 모두가 초재선 의원으로 재편되면서 중진의원 부재로 인한 ‘힘없는 전북정치’의 우려가 현실이 됐고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란 젊은 패기와 신선한 바람을 통한 정치권 신주류 형성에 대한 기대는 이미 사라졌다.  
집권여당인 민주당 소속의원 9명중 이낙연 대표체제가 출범한 후 당직에 이름을 올린 인사는 4명의 대변인중 한명인 신영대의원, 코로나국난극복위원회 방역본부장인 김성주의원 단 2명이 고작이다. 주목받는 당직도, 힘이 주어지는 당직도 아니다. 지역 구색 맞추기 당직에 겨우 이름을 올린 것으로 민주당에서 전북이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전국 정당화를 앞세워 다가올 대선을 위한 기반 조성 작업을 시작하면서 영향력이 큰 수도권 중진들이 주요당직을 차지한데 따른 것이라지만 제목소리 내지 못한 소극적 당내 활동이 무엇보다 큰 문제란 지적에 우리는 주목한다. 한병도의원이 최고위원단 진입에 실패한 후 사실상 전북정치권은 구심점조차 없어졌고 당내에서 위축된 전북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지금 전북정치권 현실이란 지적이 그것이다.
여기에 무려 8명 국회의원이 각종 선거법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수사방향과 재판결과에 따라 의원직을 잃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일정부분 의정활동이나 정당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역시 전북정치권의 입장에선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루가 멀다 않고 제기되는 주요 정치현안이나 국정과제에 대해 분명한 소신이나 입장표명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해 느끼는 도민들의 감정은 착잡한 허탈감으로 요약된다. 누군가를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주도하고 주변을 끌어들여 우리의 일을 하는데 능력을 보여 달라는 게 도민들의 뜻인데 이게 안 되고 있으니 걱정이 되는 것이다. 당장 내년 전북예산 확보 경쟁에서부터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성급한 예상이 나올 정도다.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 도민들이 힘 있는 큰 정치인의 부재를 후회하지 않도록 10명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시작부터 주목받지 못하면 정말 정치적 미래는 없다. 이럴 줄 알았다는 후회를 하도록 해선 안 돼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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