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성묘, 벌초 시 안전사고 주의!!

구창덕 부안소방서장

도로를 달리다 보면 산소·비석·상석이 풀이 뒤엉킨 채로 있는 봉분도 보이지만 반대로 잡초도 없이 깔끔한 곳도 보인다. 이때 “제사·차례를 지내는 입장에서는 자식 농사 잘 지었네”라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맴돈다.

얼마 전만 해도 명절 기간에는 200만 명 이상이 해외여행을 가고 있으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추석 명절 때 힘들게 벌초하고 심지어 연 3회, 장마 전·후, 명절 전 벌초하는 사람을 보면 조상을 숭배하는 유교 사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결혼연령이 높아지고 비혼주의가 증가하며 핵가족화가 지배적인 현시대에는 벌초 작업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 고향길과 도로 주변에 벌초 대행업체라는 현수막이 최근에 자주 눈에 띈다.

태풍이 지나가고 날씨는 선선해졌지만, 작업을 하다 보면 구슬땀이 뚝뚝 떨어지며 어깨에 멘 윙윙거리는 예초기 풀 베는 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봉분을 감싸고 있는 풀과 칡넝쿨, 잡목을 제거하기 쉽지 않고 모기나 파리 등 곤충 소리가 작업을 더욱더 힘들게 한다.

즐겁게 다녀와야 할 벌초와 성묫길이 뜻하지 않은 사고로 우리 가족과 조상에게도 면목 없는 불상사가 되곤 한다. 벌초에 따른 산행이나 야생에서 접할 수 있는 안전사고 형태를 보면 말벌, 뱀, 야생진드기 쏘임과 예초기 사용 미숙이다. 이런 불행한 사고는 몇 가지 안전 수칙만 잘 지켜준다면 사전 예방이 가능한 것이기에 올 추석 명절을 기해 각별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안전사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말벌은 꿀벌 500마리만큼의 독성을 갖고 있으므로 정말 조심해야 한다. 말벌에 쏘이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서는 복장은 밝은색과 화려한 색은 피하고 화장이나 향수 등 벌을 자극하는 물질을 바르거나 몸에 뿌리지 말아야 한다.

혹시나 벌에 쏘였을 때는 말벌은 일반 벌과 달리 벌침이 박히지 않으나 벌침이 박힌 경우라면 벌침을 뽑아야 한다. 손으로 잡게 되면 독낭을 짜서 벌 독을 몸으로 더 흡수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신용카드나 명함 등을 이용해 긁어내듯이 빼야 한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거나 알레르기 반응으로 호흡곤란이나 혈압이 강화된다면 병원에 가거나 119에 신속히 신고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예초기를 조심하자. 예초기 사고는 매년 8~10월에 대부분 발생하며 무더운 날씨에 불쾌 지수가 높아지고 헉헉거리는 숨소리에 안전불감증도 높아져 사고 발생률이 높아진다.

예초기 안전사고 발생 원인에는 이음 부분 나사 조임이 허술해 예초기 칼날이 날아가는 경우, 비석·상석 모퉁이 부분 또는 돌이 튕기는 경우, 칡넝쿨 등 잡초 줄기가 예초기 사이에 껴 날이 작동하지 않을 시 시동을 끄지 않고 정비하는 경우, 예초기 작업 반경 주변에 접근함으로써 부상 당하는 경우 등이 있다.

안전사고 종류는 예초기 날에 베이는 열상·절상이 가장 많다. 심하면 골절이나 손가락 등 신체 부위의 절단이나 튀어 오른 돌 등에 의한 안구 손상 등이 나타난다. 상해 부위는 예초기와 가까운 다리나 발뿐만 아니라 손, 머리, 얼굴 등 다양하다.

예초기 사용할 경우 시동과 함께 날이 회전할 수 있으므로 날을 지면에 닿지 않도록 하고 시동을 걸며 주변에 자갈, 잡목, 병 등 위험요인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초기 작업자는 예초기 각 부분의 볼트와 너트, 칼날의 조임 등 부착상태 장비 점검과 안전판 부착, 안면 보호구, 무릎 보호대, 보호안경, 작업 앞치마 등 보호장구 착용, 예초 반경 15m 내 접근 금지해 2차 사고 방지, 가벼운 부상 대비 비상 의약품(거즈, 붕대 등) 준비 하여 큰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예초기 사고로 다쳤을 경우 즉시 응급처치를 해야 하며 심하게 다쳤을 시 119에 도움을 요청한다. 만약 손가락 등이 절단됐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절단된 손가락을 찾아 물로 씻고 젖은 거즈로 싸서 깨끗한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에 얼음과 함께 넣어 병원으로 가져간다. 이때 절단된 부위가 얼음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초기와 벌 쏘임 안전사고 없이 벌초 후 성묘하고 땀을 흘려 깔끔히 정리된 봉분을 바라보면 뿌듯한 마음을 갖고 조상님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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