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산사태가 주택을 덮치면서 50대 귀농부부가 목숨을 잃었고, 마을이 잠기거나 침수 등으로 인해 1700명 상당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산사태나 급류에 휩쓸리는 등 인명피해가 연이어졌다.

장수에서는 폭우가 내림에 따라 지반이 약해지면서 일어난 산사태로 2명이 숨졌다.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께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 한 주택이 산사태에 매몰되면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차량 13대와 인원 91명 등을 투입해 구조에 나섰지만, 이날 오후 22시 40·45분께 수색 작업 도중 숨진 A씨(59)·B씨(59)부부를 발견했다.

이들 부부는 서울에 거주하다 3년 전 퇴직하고 장수로 귀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부부의 자녀까지 총 3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당시 자녀는 수도권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8일 오후 1시 15분께 남원시 이백면 한 농수로에서는 D씨(76)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혼자 사는 할머니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과 경찰은 밭 인근 배수로가 막혀있는 것을 발견, 의식을 잃고 물에 빠져있던 D씨를 찾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숨졌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오전 6시 30분께 정읍시 산외면 동곡리 평사리천에서 투망 고정 작업을 하던 C씨(57)가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일행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에 의해 50여분만에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다.

이재민도 속출했다. 남원에서는 영산강과 섬진강 댐이 방류되는 과정에서 하류에 위치한 제방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 마을이 잠겼다.

지난 8일 오후 1시께 섬진강 제방이 금지면 6개 마을이 침수돼 350명이 인근 문화누리센터로 대피했다. 현재 마을에는 침수로 인해 전기와 수도가 끊겼고, 배수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 귀가할 수 없어 대피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금지면 인근의 송동면 등에서도 침수 피해로 70여 명이 대피하는 등, 남원에서만 8일까지 669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상태다.

진안에서는 하천 범람이 우려되는 지역과 저수지 범람 및 붕괴가 우려되는 지역 주민들이 대피했다. 용담댐 방류로 인근 저지대 마을 침수 피해가 우려되면서 용담면·성수면·마령면·부귀면에 거주하는 229명이 임시주거시설이나 마을회관 등으로 피했다.

이들 대부분은 9일 비가 그치거나 수위가 낮아지면서 침수 피해 가능성이 줄어듦에 따라 대부분 귀가조치 됐다고 진안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주에서는 이번 비로 서서학동 7세대에 토사가 유입되는 등의 피해가 이어져 17세대 33명이 자녀 집이나 지인 집, 혹은 경로당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전북도에서는 이날 오전 8시까지 이재민 1702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조요청도 잇따라 7일 오전 10시 55분께에는 익산시 춘포면 익산천 옆 농로를 지나가던 1톤 트럭이 침수돼 출동한 소방에 의해 구조됐고, 7일 오후 4시 10분께에는 무주군 무주읍 대차리 하천인근 야산사과 밭에서 사과 수확 중이던 A씨(55)등 4명이 폭우에 고립돼 2시간 10여분 만에 헬기로 구조되기도 했다.

한편,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9일 오전 7시까지 도내에는 순창 544.2㎜, 남원 432.8㎜ 등을 비롯해 평균 340.1㎜의 비가 내렸다. 9일 오전 10시를 기해 순창, 남원, 전주, 정읍, 입실, 무주, 진안, 완주, 고창, 장수 등의 호우경보는 해제된 상태다./김수현기자·ryud2034@장수인수습기자·soooin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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