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우리 식탁에 '고시히카리' 품종으로 만든 밥 대신 우리 지역 토양에서 가장 적합하게 자란 '새봉황'이나 '안평' 품종으로 만든 밥이 일상적으로 오를 날이 머지않아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6만 6천ha에 달하는 외래 벼 품종의 재배면적을 4년 후인 오는 2024년까지 1만ha 이내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신토불이를 넘어 식량 주권을 공고히 하는 움직임으로 봐도 무방한 만큼, 지자체 역시 국산 품종 보급에 힘을 보태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외래 벼 품종의 재배면적 축소를 목표로 지역에 적합한 최고품질 벼 품종 선발과 보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6일 밝혔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벼 재배 면적 가운데 '추청벼', '고시히카리' 등 왜래품종 재배면적은 전체의 약 9%에 해당하는 65,974ha로 집계됐다.

외래 벼 품종은 '밥 맛이 좋다'는 막연한 소비자들의 인식으로 인해 수도권과 중부지역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병해충에 약하고 잘 쓰러져 국내 벼 품종보다 쌀 품질이 낮은 특징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청'은 정부 보급종에서 단계적 축소에 돌입했으며, '고시히카리' 역시 내년부턴 기본식물에서 제외된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추청'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국내에서 육성한 '참드림' 품종을 정부 보급종으로 추천한 바 있다.

농진청은 그간 외래 품종을 대체할 벼 신품종 개발에 속도를 내왔으며, 품종 개발 단계부터 수요자가 참여하는 '수요자 참여형 품종 개발 연구(SPP)'를 추진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이미 경기도 이천시와 공동으로 개발한 '해들' 품종은 이천지역에서 재배됐던 외래 벼 품종을 완전 대채했으며, '알찬미'의 경우에도 '추청벼' 재배면적의 15%를 대체하는 수준으로 재배되는 상황.

그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국산 최고품질 벼 품종은 전체 벼 재배면적의 24.8%를 차지하며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이에 발맞춰 최고품질 벼 생산·공급 거점단지 조성을 위해 전북 김제시와 고창군을 필두로 프리미엄 쌀 생산·유통 전문 경영체 11곳을 중점 육성해 단지별 일관된 재배·관리로 품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농진청은 올해 벼 지역특화 품종 보급 및 외래품종 대체를 위해 3개 사업 25개소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신품종 이용 촉진 현장실증 연구과제로 7개 지역에서 다양한 벼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의 경우 군산시에서 새봉황 품종, 부안군에선 안평 품종을 재배중에 있다.

국립식량과학원 김상남 원장은 "외래 벼 품종 재배 축소와 국내 육성 최고 품질 벼 재배 확대를 위해 생산자·지역농협·RPC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지역 수요에 적합한 벼 품종 보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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