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 교통과 자동차분야로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과 정밀도로지도 구축, Level4 수준의 자율주행차 상용화 등의 디지털 뉴딜과 전기차·수소차 그린 모빌리티 보급 확대 등의 그린 뉴딜이 속도감 있게 추진된다.
운전자가 차량을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모빌리티(Mobility) 수단의 핵심이다. 자율주행은 인지-판단-제어 기술로 차량이나 보행자, 도로 등의 환경과 상황을 센서로 인지하고 이에 맞춰 최적의 주행조건을 결정하기 때문에 안전성과 기술적·윤리적 과제가 있다.
화물트럭의 군집주행(群集走行)이 주요기술로 대두된다. 플래투닝(Platooning)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두 대 이상의 트럭이 대열을 구성해 운행하는 기술로 선두에 위치한 트럭이 리더 역할을 수행한다. 뒤따르는 트럭들은 리더 트럭의 주행경로와 주행패턴을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플래투닝이 진행되는 동안 별도의 운전이 필요 없으며, 독립 주행이 필요할 때만 직접 운전하면 되는 주행방법이다. 안전성과 윤리적 문제에서 자유로운 기술이라는 평가다. 여러 대의 트럭이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기 때문에 뒤따르는 차량은 공기저항이 줄어들기 때문에 연료 소비가 줄어들고, 16%이상의 CO2 배출도 저감되기에 친환경적이라는 분석이다. 운전자 부족 및 고령화 문제 해결에도 적합하다.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상용차 군집주행 상용화를 위해 많은 프로젝트와 국가차원의 투자가 진행되어, 2025년 약 68만대의 글로벌 시장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스웨덴 등을 중심으로 공공교통·도시물류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군집주행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독일도 군집주행 실증실험을 통해 효율과 수익성을 확인하고 있으며 독일 정부는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법 규제를 제정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9년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내 대형트럭 군집주행 시연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완전 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윤리적 난제들이 많은데, 이러한 기술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다양한 실증 사업을 추진하는 방법이 가장 합리적 접근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에 걸쳐 새만금지역에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을 추진하는 이유이다.
이 사업은 새만금 4호 방조제 하부도로의 직선로 10㎞와 인접해 있는 명소화 부지에 곡선로 1.5㎞ 등 국내 최장의 왕복 21.5km 시험로를 구축한다. 80㎞/h 이상의 고속주행 상태와 다양한 반경의 곡선에서의 차량과 부품·시스템 단위에서의 자율주행 관련 시험이 가능하다. 특히 실제 도로 환경에서 고속으로 합류·분류, 이탈, 가속, 장애물 인지·회피, 군집·협력 주행 등 다양한 시나리오의 재현·반복을 원스톱 서비스로 지원한다. 이미 새만금주행시험장에 구축된 다양한 시험도로(고속주회로, 내구시험로, 원선회로 등)와 주행안전보조시스템 등의 평가장비까지 연계 활용이 가능하여 상용차에 특화된 현대화된 최신의 시설과 장비를 갖추게 된다.
새만금주행시험장과 자율주행테스트베드를 활용하기 위한 자율주행 핵심 전장부품 기업들의 전북투자도 진행형이다. 차량 간(V2V: Vehicle to Vehicle) 및 차량용 통신시연(V2N2V: Vehicle to Network to Vehicle) 결합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성공한 (주)이씨스가 새만금공장을 건축 중에 있고, 자율주행차량, 산업용 및 선박용 라이다(Radar)를 양산하고 있는 (주)카네비컴도 새만금에 공장 설립 제안서를 제출했다. 자율주행 관련 센서, 통신, 인지·제어부품 등의 부품사와 자율주행차량 개발사,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사, 특장차 제조사 등의 기업유치에도 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향후과제로는 상용차 자율군집주행기술의 민간 서비스 개발과 실증사업 추진에 있다. 기술원은 전라북도, 군산시 및 새만금청, 한국도로공사 등과 또 한 번의 특급협업을 이어갈 것이다. 산업부, 국토부, 농림부, 그리고 한국농어촌공사 등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력도 병행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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