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로 인해 도내에 물 폭탄이 쏟아졌다. 9일 낮 임실 신덕이 188mm로 가장 많이 내렸고, 순창 풍산과 진안도 130mm 내외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전주에도 60mm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전주천과 삼천 수위가 평소 3배를 훌쩍 넘어서 차량 통행이 제한되기도 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도내 장마는 6월 24일 시작해 현재까지 4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7년만에 가장 긴 장마라고 한다. 현재까지 420.2㎜ 강수량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절반 가까이 비가 많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장마가 이 달 안에 끝난다는 예보도 발표됐지만 올해 기상 예보의 부정확성을 감안한다면 안심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비 피해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도내 12개 시·군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상황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피해가 예상됐다. 전주와 임실, 남원을 이어주는 국도 17호선 완주군 상관면 슬치재 인근 도로가 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흙에 덮여 2시간가량 통제되면서 출근 길 도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 침수피해도 발생했다. 부안군 행안면 농경지 10헥타르가 물에 잠겼고 임실과 진안 등 3개 시군에는 산사태주의보도 내려졌다. 논이 침수되고 도로에 토사가 유출되는 등 피해신고도 10여 건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지리산국립공원 등 도내 44개 산림 탐방로도 통행을 제한했다.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 전북도는 도내 강수 현황과 피해상황을 점검하며 만일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전북도에서는 최근 몇 년 간 폭우로 인한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기상 예보가 예측한 만큼 비와 바람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북도와 유관 기관이 대비를 철저히 한 결과도 반영돼 있다고 보인다. 시설물 관리와 침수 우려지역에 대한 예찰 등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장마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비로 피로가 쌓인 축대 등 시설물의 피해가 우려돼 이에 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매년 되풀이 되는 저지대 지역의 침수 피해에 대한 대응책도 차질 없이 마련돼야 한다. 만반의 준비가 자연재해를 줄이는 최선의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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