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곳곳에 쌓이는 우산 비닐 커버가 별다른 규제없이 만연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버려지는 우산 비닐 커버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재질로 쓰레기로 수거되어 땅 속에 매립되면 썩는데 100년이 걸려 환경오염은 물론 버려질 때 빗물과 진흙 등 이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재활용조차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23일 정오께 찾은 고사동 한 번화가 앞은 쏟아지는 비에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도 붐볐다. 한 대형 쇼핑몰 입구 앞은 장마철임을 표시하듯 우산 비닐 포장이 쓰레기통 가득 버려져 길가까지 범람한 상황이었다.

 건물로 들어가던 한 시민 A씨(26)는 “비가 내릴 때면 어느 건물이든 아직까지는 우산 비닐포장기를 사용하게 내놓는 것 같다”며 “일회용 비닐 사용이 환경적으로 안 좋은 걸 알지만, 건물 내로 들어갈 때 가게 입구 앞에 우산 비닐 포장기 밖에 없어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빗물제거기같은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들로 교체하면 쓰레기 문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페 주인 B씨(35)는 “비 오는 날 가게 안으로 우산을 들고 들어오면 바닥이 더러워져, 손님들에게 우산 포장기로 비닐커버를 씌워달라고 하고 있다”며 “환경적인 문제 때문에 빗물제거기를 사용해달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라 앞으로도 우산 비닐 포장기기를 사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찾은 효자동의 대형 화장품 가게와 일부 가게들의 입구도 상황은 같았다.

 입구 앞 가득 쌓인 우산 비닐 쓰레기들로 지나가는 이들은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지나가던 시민 C씨(43)는 “비오는 날 건물에 들어갈 때면 앞에 놓인 우산 비닐 포장기를 익숙하게 써왔던 터라 일회용 비닐 쓰레기 문제는 생각지 못했다”며 “나 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쓰레기문제에 둔감한 것 같아 더 이상 일회용 쓰레기 사용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사용량을 줄여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현재 전주시청이나 공공기관 등에 빗물제거기 사용을 요청해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우산 비닐 포장기를 사용하지 않는 상황이다”며 “환경부의 일회용 비닐 사용에 대한 명확한 제제가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일회용 비닐 포장용지 등 일회용품의 경우 분리수거가 잘 되더라도 이물질이 남아있을 경우 재사용 어려워 되도록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민간시설의 일회용 우산 비닐 사용에 있어 법적 규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민간업체들을 대상으로 일회용 비닐 사용 자제해달라고 홍보하는 중에 있다”고 말했다./장수인 수습기자·soooin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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