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수제맥주시장의 아성을 국산 검정보리가 주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고품질의 수제맥주 생산에 적합한 품종으로 검정색 맥주보리 ‘흑호’를 13일 추천했다.

'흑호'는 검정색이라는 원료의 특수성을 지니고 가공 적성이 우수해 개인의 기호를 충족하고 차별화된 맛을 선호하는 수제맥주 시장에 알맞은 품종이라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맥주라는 술 자체가 맥주보리로 만든 맥아(麥芽)에 물을 더해 맥즙을 제조하고, 홉과 효모를 넣어 발효시킨 술인데 이러한 맥주의 양조적 가치는 맥주보리와 맥아 품질이 좌우한다.

흑호의 경우 껍질과 담백질 함량은 각각 13.2%와 12.1%로 낮고, 정립률(두께 비율)은 92%로 높아 좋은 맥주보리 요건을 충족한다. 또한, 전분함량이 58.2%나 되며 맥아수율도 85%로 높아 품질 좋은 맥즙을 만드는데도 적합해 향후 수제맥주의 원료로 각광받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농진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수제맥주시장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는 상황.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제맥주시장 규모는 연간 800억 원에 이르는데, 3년 대 1,500억 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성장 전망은 올 초 주세법 개정을 필두로 활기를 띄게 됐다. 지난 5월 개정된 '주류 규제 개선방안'에 따르면, 주류 제조시설에서 각종 음료와 빵 등 주류가 아닌 제품 생산이 폭넓게 허용됐다. 주류 제조방법 등록기간도 15일로 단축됐으며, 배달시장 문턱도 한층 낮아지면서 대기업 맥주와 어느정도 경쟁할 수 있는 수준까진 다다랐다는 것이다.

수제맥주개발의 후발주자에 속하는 전북의 경우에도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발빠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군산시의 경우 지자체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수제맥주 특화사업을 진행해나가고 있는데 이미 지난 4월, 수제맥주 영업장 조성을 위한 공사 계약까지 체결을 마친 상황. 군산맥아를 이용해 선발된 운영자들과 함께 양조기술 교육과 컨설팅 등을 실시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수군에 위치한 '583 양조장' 역시 전북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유일함을 내세워 수제맥주시장의 한 켠을 담당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은 상황.

이번 연구에 대해 농진청 이점호 작물육종과장은 "'흑호'와 같이 차별화 된 국산 맥주보리 보급으로 수제맥주업체는 물론 보리 농가의 소득 안정화,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고품질 맥주보리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국내 맥주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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