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균 생태건축가, 흙건축연구소 살림 이사

코로나로 새상이 멈추었다. ‘부지갱이도 바삐 날 뛰어야 할 만큼’  분주한 봄날에도. 빼놓지 않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무엇이냐?  바로 봄날의 꽃놀이다.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떠나는 봄소풍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시골살이의 숨구멍이었다.
  헌디 올해는 조용 허다. 그 코로난지 뭔지가 나오고부터는 사람이 모이는 일이 적어지고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충분해 졌다.  정신없이 살아가던 삶이 제법 느리게 흘러가니 주머니는 가벼워졌지만  ‘잠시 멈춤’의 여유가 생기고 주변을 둘러 볼 수도 있게 된 것이 다행이라먼 다행일까? ‘잠시 멈춤’을 하고 보니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생긴다. 황사 한번 없이 봄을 지낸 우리나라나 30년 만에 눈덮인 희말라야를 보았다는 인도, 베네치아에선 운하의 바닦이 보일 만큼 물이 맑아져 해파리가 보이고. 여하튼 코로나를 통해 인간이 지구와 환경을 참 많이 망치고 있었다는 것은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
  일상에서도 변화가 크다. ‘잠시 멈춤’의 시간을 지내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 가족과의 시간도 집에서 보내게 되고 먹을 것도 집에서 해결을 한다. 드디어 집이 보금자리의 역할을 되찾아 가고 있다. 나와 가족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울타리로서의 집의 역할이 귀환된것이다. 그런데 나의 집은 과연 안전한가?
  어렸을 적 우리가 살던 집은 참 징허게 추웠다. 약주를 드시고 온 아버님 머리맡에 떠놓았던 자리끼 물이 꽁꽁 얼어 버릴 정도로 추운공간에서 얼어 죽지도 않고 잘 견뎌왔다. 조금 커서 도시로 와서는 곰팡이 핀 자취방에서도 견뎌냈다. 이런저런 환경을 버텨내고 열심히 살아온 우린 60% 이상이 아파트에 산다. 따뜻하고 편하다. 그런데 이 집에 갓난 아이가 태어나면 우리는 십중팔구는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사게 된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건물의 실내 습도는 너무 건조하고 공기는 너무 탁하여 어린아이가 살기에 좋지 않다는 것이리라.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찬찬히 함 둘러보자. 콘크리트와 석유화학물질로 만들어진 현대건축물의  마감재들을 보면 거의 모든 건축재료들이 화학첨가물과 합성 재료등 다향한 혼합물들로 이루어져 있고, 건축물은 밀폐성이 좋으며, 대부분의 현대 건축물에는 (콘크리트, 합성 페인트 및 바니쉬와 같은) 대부분 불 투과성 재료가 사용되어 건물은 ‘숨을 쉬지’ 못한다. 이는 건물이 스스로 실내 습도를 조절하지 못하여, 습기와 공기의 활동을 제어하지 못한다. 그러한 이유로 건물 내에, 휘발성 유기화학물질 농도가 높아지게 되고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건강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않을까? .(실내에서는 페인트, 접착체, 카펫, 벽지 등의 건축자재로부터 발생하여 피부 접촉이나 호흡기 흡입을 통해 신경계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다 비싼 공기청정기를 사고 성능 좋은 가습기를 사용해야 하나? 아니면 ‘나는 자연인이다’ 버전으로 살아야 하는가? 아니 석유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편리하게 살기 위해 사용하는 석유화학물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구의 환경을 그만큼 망가트리게 된다. 그리고 그 편리함이 우리의 주거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른 장소, 바른 건축 재료, 바른 건축물 형태와 바른 건축 기술을 통해서 가능하다. ‘자연의 재료를 이용한 건축’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자연재료 마감재가 사용된 건물은 우리 자신의 연장으로 피부와 같이 호흡할 것이다.
  벽에 숨을 쉴 수 있는 흙이나 석회를 이용한 미장을 한다거나, 목재를 사용한 마감재를 사용하는 것 만으로도 실내공기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내 습도까지도 조절해 준다. 또한 이런 자연재료 건축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우리가 더 잘 느끼고 활동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준다.  결국 답은 자연에 있었다.
  ‘긍게로 말여! 집이나 사람이나 숨을 쉬어야 허는겨~ 흙이며 나무며 볏짚같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보물 이랑께 아파트를 흙방으로 만들어 보드라고~ 집도 살고 사람도 살게 말여~ 긍가! 앙긍가?‘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