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백미술관(관장 최영희)이 중진화가의 회생을 응원하는 기획전시 ‘귀환’을 마련했다.

7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귀환’은 오랜 병마와 싸우면서도 야생화를 소재로 독보적인 창작활동을 이어온 조영철 화백의 부활에 힘을 싣는 회화와 공예작가 4인전이다.

조 화백은 뇌출혈을 이기고 1년여의 재활치료 후 기적처럼 다시 일어서 신작 10여점을 완성했고 조현동·송수미·유경희 3명의 중견작가들이 합류하여 전시가 이루어졌다.

독창성을 바탕으로 자연의 담담함을 재해석하며 왕성한 작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현동 작가와 자유롭지만 뚜렷한 자의식으로 관람객을 완벽하게 사로잡는 송수미 작가, 사색적이고 진지한 예술관으로 작업의 정점에 오른 유경희 교수의 작품 등 모두 20여 점이 전시된다.

조현동 작가는 ‘시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2014년 이후 꾸준히 발표한 ‘자연-경계’작품을 선보인다. 자연에 존재하는 영역, 영토 등 가시적인 경계와 의식, 시간, 공간 등 비가적인 경계를 주제로 하고 꽃, 새, 나비, 어패류, 물고기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경계와 공간을 비정형의 육면체와 원형으로 은유적 시각으로 표현하고 현대적 공간구성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송수미 작가의 ‘나눌 수 있는 호흡(Sharing a Breathe)’은 사람과의 인연, 자연과의 인연, 우주와의 인연 속에서 느끼는 가슴 벅찬 그리움과 추억 등 아나로그적 감성을 가급적 맑고 가벼운 심미의식으로 조형화했다. “버림으로써 비로소 얻을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다는 자각은 아마도 나의 삶 속에서 다짐하게 되는 자신과의 약속이자 일상 속에서의 바램일 수도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러한 바램들을 나와 인연이 닿는 모든 존재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공유하고 싶다.”(‘작업 노트’ 일부)

유경희 작가는 “유년시절의 기억들은 내 삶의 원동력이다. 진선미라는 교훈아래 ‘Non Sibi(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의 정신을 심어 주었던 성심학교의 가르침, 그 길을 함께 했던 친구와의 만남은 나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며 최영희 관장과의 인연을 풀어놓는다. 이어 전“시를 준비하며 오롯이 작업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던 파리에서의 삶이 떠오른다. 이번 전시 또한 내 삶의 한자락, 좋은 기억으로 남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영철 화백에 대해 정석원 전 전북도립미술관장은 “요즘 들꽃을 많이 그린다. 도심 바깥에서 누가 봐주건 말건 실컷 피었다가 사라지는 들꽃에서 그는 생의 오묘함과 예술성을 함께 느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는 들꽃처럼 야생적인 삶을 살아왔다. 일정한 직장없이 험란한 세파를 산다는 것, 대책없이 헐벗은 몸을 내어놓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은 위기의식을 넘어선 슬픔 그 자체일 것이다. 만일 슬픔이 깊은 바닷물 속같은 빛깔을 띨 수만 있다면 말이다”며 응원한다.

전시 개막식은 9일 오후 6시 30분.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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