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 교육자치, 고교 무상교육, 고교 평준화, 대학입시 개선…김승환 전북교육감의 10년이다

김 교육감은 2010년 7월 민선 1기 전북교육감에 취임한 뒤 재선(2014년), 3선(2018년)에 성공했다.

취임 10주년을 앞둔 지난 달 29일 그간 일관되게 주력한 교육혁신을 나눴다. 성과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남은 2년간 지속할 정책에의 설렘도 전했다.

 

1. 취임 10년이다. 성과와 아쉬운 부분은.

내 권한 범위 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선 만족한다. 가장 큰 성과는 ‘청렴’이다. 10년 전 전북 교육이 안고 있던 심각한 문제는 부패하다는 건데 도교육청 첫 직원조회 때 교육 부정부패는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했다.

이제 전북교육이 깨끗한가 물으면 근거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정도는 된다. 하지만 교육감 업무 본질은 다른 데 있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데 보람을 느끼고 아이들이 즐겁게 배우며 학부모들이 아이들 학교 가는 걸 기쁘게 여겨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 중심 평가’와 ‘학교특색을 살린 혁신학교 정책’을 펼쳤다. 교육부가 2015개정 교육과정으로 과정을 중시하지만 전북은 이미 해 왔고 하다 보니 상당히 정착했다.

아쉬운 점은 교육부 권한이 시도교육청으로 넘어오고 교육개혁이 이뤄져야 하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거다.

수능 비중을 늘린 정시 확대 정책, 대통령 공약인 고교 무상교육 비용을 시도교육청과 분담하는 것도 아쉽다.

 

2. 전북 혁신교육 10년이기도 하다.

- 혁신학교는 교육 본질을 회복하자는 건데 잘 이어지고 있다. 혁신학교를 시작할 땐 일 부담이 느니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교사는 인센티브가 아닌 보람으로 움직이는 존재였다. 학생들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책임지는 존재로 성장했다.

혁신학교를 다닌 대학생들에게 물으면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단다. 본인이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 의견을 물어서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쪽으로 결정해서다.

혁신학교 가치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고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은 계속 커나간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면서.

혁신교육 성과를 입증할 종단연구는 코로나19로 다소 지연됐으나 도내 99개교 구성원 대상으로 진행, 2022년 6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혁신학교는 혁신교육의 마중물이고 나비의 날갯짓이다. 모든 학교에 이 같은 정책이 퍼진다면 굳이 혁신학교 간판이 필요하지 않을 거다.

 

3. 교육권한 배분을 통한 교육자치도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다.

지역별, 학교별 적합하게 교육하려면 유초중등 교육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배분해야 한다.

권한배분과 학교자치 핵심은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수업을 자율적으로 평가하는 거다. 인사, 예산, 조직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교육부는 권한 밖 문제인 교육과정 편성권, 수업권, 평가권, 출석체크까지 다 쥐고 있다.

교육부가 최소한 것만 남기고 털어버려야 교사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걸 줄 수 있다. 어떤 나라 교사들이 교무실에 몇 시간 앉아 공문 만드나.

정부가 2015개정 교육과정과 정면충돌하는 교육정책을 내놓으면서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아쉽다.

그럼에도 학교자치가 뿌리내리는 시기가 분명 올 거다. 3기 들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서 다른 시도교육감과 2년 동안 관련 일을 했다. 하나도 사라지지 않을 거다.

 

4. 코로나19가 교육계에 가져온 변화가 매우 크다.

- 가장 중요한 건 문제인식이다. 코로나가 뭔가. 왜 이 시기 우리한테 왔나. 문제인식과 방역이 함께 가야하는데 방역에만 집중한다.

바이러스 원인이 인간에게 있고 이를 제거해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 그린 뉴딜(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까지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 논의는 거기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이런 기본인식을 명확히 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계속 닥칠 위기 속 바르게 성장하고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

대입도 달라져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고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2025년 전면 시행하는 고교학점제를 안착해야 하지 않나.

당장 올해 입시를 앞둔 고3을 위해서는 수능 난이도 조정이 필요하다. 교육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5. 전북교육박물관도 궁금하다.

2023년께 옛 군산초 자리에 마련할 계획이다. 인간의 삶은 역사로 기록해야 한다. 기억하고 기록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시작했다.

현재 인력으로는 감당 못 한다. 인력 지원은 단계별로 할 거고 성격은 정지와 움직임을 동시에 일어나는 곳이 될 거다.

교육청이 하는 일이긴 하지만 군산에 있기 때문에 협력관계가 중요하다. 6월 말 최종논의해 서로 간 의견은 거의 없다.

 

6. 남은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일이 뭔지.

문제는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게 교육계 공직자들에게 인간으로서 사는 맛을 느끼게 하는 거다.

전북교육계에서 일하는 걸 가슴 뿌듯하게 느끼도록 하는 게 내 소망이다. 이제 괜찮을 정도로 올라온 거 같다. 앞으로 2년이면 가속도가 붙을 거다.

직원들이 ‘여기까지 온 건 내 자신의 힘’이라는 의식을 갖길 바란다. ‘그런 과정에서 김 교육감이 조연 역할을 해 줬지’라고 말이다.

교육개혁을 위해서도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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