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서 실종된 70대 치매노인이 3일 만에 마을 인근 논두렁에서 발견됐다. 산을 비롯한 시외권에서 치매 노인이 실종될 경우 수색에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등 경찰·소방력 소모로 이러질 수밖에 없어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1시 35분께 남원시 수지면에서 ‘어머니가 1시께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실종된 A씨는 78세로 치매 노인이었다. 거동이 불편한 남편이 아내가 귀가하지 않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에 살고 있는 아들에게 연락해 신고로 이어진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력을 투입해 인근 수색에 나섰다. 이날까지 하루에 120여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드론 등을 수색장비를 투입했지만 큰 비가 내리면서 29일 오후 4시께부터는 수색작업이 중단되는 등 난항이 빚어지기도 했다.

A씨는 실종 사흘만인 이날 오전 11시 25분께 마을 입구로부터 200m 가량 떨어진 논두렁에서 누운 채 발견됐다. 다행히 A씨의 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6월 30일) 현재 전북경찰에 접수된 치매 노인 실종 건수는 모두 134건이다. 실종자 수색에 걸리는 시간은 저마다 차이가 있지만, 이번처럼 교외 지역에서 위치를 특정할 수단 없이 실종자가 발생할 경우 수색에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배회감지기를 착용하고 계셨더라면 위치 특정이 훨씬 쉬워 수색에 이처럼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경우 경찰에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범위 자체가 좁다보니 금방 찾게 되는 등, 눈에 띄는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한편, “이번 사건의 경우 천만 다행으로 무사히 돌아오셨지만 만에 하나의 경우가 있으니만큼 많이 보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회감지기는 GPS를 통해 착용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로, 실종 위험이 높은 치매 노인 등을 대상으로 경찰청과 장기요양보험,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배부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의 경우 신청을 통해 작년에 178대를 배부했고, 올해에도 신청을 통해 141대를 배부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북광역치매센터 관계자는 “배회감지기를 착용하셨을 경우 실종 후 찾는 시간을 수십 분에서 수분으로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며 “보호자분들이 이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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