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이 2024년경 옛 군산초 자리 들어설 전북교육박물관(가칭)을 설립할 의지가 있는지 되묻는 목소리가 높다.

담당자를 인사이동하고 유물을 빈 교실에 방치해서다.

2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박물관 담당인원 2명 중 1명이 7월 1일자로 팀을 옮김에 따라 박물관 업무를 내려놓는다.

도내 미술관과 박물관 관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박물관 설립 준비를 공식적으로 시작한 지난해 9월부터 이를 맡은, 2명 중 1명인 핵심인력이 이 시기 나서다.

올해 전담조직을 꾸릴 계획도 없는 걸로 알려져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인사이동한 자리에 새로운 사람이 오지만 업무를 익히려면 시간이 필요할 거다.

당분간 남은 담당자 1명이 행정부터 유물, 시설, 방향, 프로그램까지 모든 걸 감당해야 한다.

유물에 대한 우려도 크다. 2016년부터 모은 상장, 앨범, 시청각 자료 1만 5천여 점이 임시수장고인 전주 풍남초에 보호 장치 없이 쌓여 있다.

도교육청 공간이 없다보니 빈 건물 교실을 사용한 건데 습기와 온도는 물론 불, 지진 같은 재난에 그대로 노출된다.

유물 가운데 폐교에서 가져온 오래된 것들이 많고 이는 장마와 무더운 날씨에 더 취약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들은 “당사자(담당자)가 팀 이동을 원했는데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다른 팀이지만 같은 과라 박물관 일을 도울 거다. 올해는 학예연구사 자격이 있는 기존인력이 전담할 것”이라며 “임시 수장고에 크게 투자할 순 없다. 국고 지원이 가능한 문체부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올해 통과해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개관까지 이어질 전담조직을 하루 빨리 꾸리고 최소한의 수장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도내 한 박물관 관계자는 “유물 전시 교육을 각각 소화할 학예사 3명, 행정 2명, 시설(건축) 1명 모두 5,6명은 있어야 하고 이들은 파견이든 연장이든 함께 가야 한다”며 “뭐 하나 혼자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노력과 발품을 요하는 작업이고 이들이 각자 일을 전담하며 협의해야 한다. 전반적인 일관성과 전문성을 갖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박물관 관계자는 “수장고의 경우 항온, 항습기를 구입해 계속 틀어놔야 하니 비용이 들긴 할 거다. 하지만 박물관 개관까지 3,4년이고 유물은 박물관 수준과 성격을 결정짓는단 걸 기억해야 한다. 제습기 같은 최소기기는 갖추는 게 맞다”고 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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