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불어닥쳤던 2/4분기 전북경제는 전분기 대비 악화되긴 했지만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소비가 소폭 상승한 탓이다. 이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시중에 본격 유통된 시기와 맞물린다.

이런 가운데 수출은 여전히 회복기미가 없고 당분간 감소세를 지속할 모양이어서 중장기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25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전북경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2/4분기 전북 경기는 전분기보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2/4분기 제조업 생산의 경우 전북의 주력 생산품이었던 폴리실리콘이 (주)OCI 군산공장의 생산 중단으로 크게 감소한 데다 합성수지와 합성섬유, 가전제품, 의류 등 전방산업의 전반적인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체 하락을 부추겼다.

기계의 경우에도 건설기계와 농기계 모두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북미 등으로의 수출이 모두 부진하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나마 음식료는 식료품이 배달음식 수요 지속 등으로 육계가 전분기 수준의 생산을 유지하면서 보합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제조업 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도소매업은 대형소매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 및 중소형 마트, 전문매장 등이 5월 중순에 지급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과 지역화폐 공급이 확대되면서 전체적으로 소폭 증가했다.

음식점업 및 운송업도 관광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생활방역이 본격화 되면서 지역 내 수요가 일부 회복돼 다소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숙박업은 여전히 관광과 기업행사 위축이 이어지면서 큰 폭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

이런 흐름이라면 3분기 이후 전북경제는 여전히 코로나19 관련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서비스업만 보합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특히, 숙박업 등 관광업종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산발적으로 계속됨에 따라 관광 심리 회복이 쉽게 회복되진 않을 것으로 보여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4분기 소비는 서비스와 재화 모두 소폭 증가했는데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과 개학 등으로 외식, 교육 등이 일부 회복되면서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 설비투자 역시 코로나19로 부진한 상황이지만 음식료와 전기차 등 일부 산업의 신규 설비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알제리(-100%), 러시아(-98.7%), 베트남(-82%) 등으로의 수출이 크게 부진하면서 전년동기대비 57.5%나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농기계 및 건설기계도 중국을 제외한 여타 국가로의 수출이 부진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한은 전북본부 관계자는 "전북경제는 향후에도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불확실성이 상당한 가운데 소비에서만 회복기미가 감지되고 있고 수출은 당분간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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