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보 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

지난 5월말부터 서울 이태원클럽과 물류창고 등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계속 이어지면서 ‘6월 호국보훈의 달’ 행사 개최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되었다.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의 명예를 높이고 그들의 희생정신을 널리 알려 감사하는 사회적 예우 분위기 조성과 코로나19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사회의 업무처리 방식과 공식행사가 전환점에 서게 되었다. 거의 모든 대면 회의는 회상 회의로 대체되었고, 특히 코로나19 방역을 위하여 도민들과 유관기관, 민간단체의 협조를 구하는 소통으로 진화하는 등 다양한 협력관계로 코로나19로부터 청정한 전라북도를 지키기 위함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한 6·6일 현충일 추념식 행사와 6·10일 독립유공자, 상이군경, 전몰군경미망인 등 10개 부문의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을 표창하기 위한 전북보훈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마지막까지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관계기관과 협의를 계속하며 고민했었다.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참석자간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발열검사 등을 충실히 준비한 덕분인지 아니면 호국영령의 도우심인지 코로나19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아서 무척 다행스럽다.
늦은 퇴근길 도청 앞의 ‘6월 호국보훈의 달,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현수막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작년 이맘때 6·25 전쟁 미망인의 편지를 읽은 적이 있다. “스무 살에 결혼하여 신혼살림을 차리지 못하고 몇 달 만에 받은 전사통지는,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었지요.(중략) 어느 때는 연금 타러 오라는 통지를 받고도 며칠을 마음 아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중략) 이제 구순이 넘은 나이 평생을 기다림으로 홀로 살았지만 나 떠난 후 제사를 못 지내주는 것에 마음 아파 큰댁 조카에게 이야기를 꺼냈더니 조카가 허락하여 작년부터 당신의 제사를 올려주게 되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얼마 있으면 6·25 전쟁기념일이다. 같은 민족이 서로에게 총을 겨눠야 했던 아픈 과거를 기억하고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의 상처를 보듬어야 할 날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되새기고 일깨워주는 달이다. 비단 6월이 지나도 계속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꽃이 피는 5월을 느낄 사이도 없이 주야로 코로나19 대응을 하다보니 어느덧 6월이 한창이다. 개인적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어서인지 이번 6월에는 감사했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늘 함께 할 것만 같았던 동료와 후배들, 그리고 늦은 밤까지 함께 고민하고, 같이 힘든 시기를 보냈던 이들이 생각난다. 지나고 보니 나에게 잘해준 사람들에겐 고마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바쁜 일상에서 마음뿐이었나 하는 생각이다. 올해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잊지 않아야 할 사람을 잊지 않고 감사하는 심정으로 보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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