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병원 윤권하 병원장이 취임 2년차를 맞이하면서 원광대병원이 개원 주년을 맞이한 해이다. 더욱이 취임 초부터 100년의 비전을 제시하고 역설(力說)했던 그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의료행복도시 실현을 위해 묵묵히 한길만을 고집한 사람이기도 하다.

개원 40주년을 맞은 원광대학교병원 윤권하 병원장이 최고 수준의 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끈임 없이 연구하고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원광대병원이 가진 폭넓은 의료 인프라를 활용해서 ‘의료행복도시 익산’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항상 도전하는 자세로 살아온 윤권하 병원장. 그에게서 대의(大醫)로 나아갈 원광대학교병원의 100년 비전을 들어보았다.

- 개원 40주년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원광대학교병원은 전북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입니다. 즉, 지역사회의 의료를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으면서, 다른 지역 못지않은 최고 수준의 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야지요. 지난 40년을 돌아볼 때 저희 병원은 큰 성과를 이룬 것이 사실입니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권역외상센터, 권역응급의료센터는 물론, 응급의료헬기를 보유하고 있는 등 굵직한 국책사업을 유치해왔습니다. 이와 같은 것들을 책임감이 있게 수행해나가면서 진료는 물론, 교육과 연구에서도 주어진 미션을 다해야지요.

결국 원광대학교병원은 전라북도의 상급의료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환자를 돌보는 것을 넘어 전라북도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기관이지요. 이번 코로나19사태를 통해 많은 분들이 느끼셨겠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의료가 중요한 화두가 될 것입니다. 의료를 기반으로 산업과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전북을 이끌어가는 것. 그것이 원광대학교 병원의 역할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전라북도에 위치한 원광대학교병원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전라북도에서 가장 우수한 두뇌를 가진 인력이 집적화 되어 있는 곳이 어디일까를 생각해보면 원광대학교병원과 원광대학교에 주어진 역할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진 이 폭넓은 의료 인프라를 활용해서 익산지역을 행복하게 만들어보자는 ‘의료행복도시 익산’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의료행복도시가 만들어지는 배경에는 ‘인구 감소’와 ‘도시 위축’, ‘4차 산업혁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익산 또한 당면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원광대학교병원이 지역사회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익산은 원광대학교병원은 물론 한의대, 치대, 약대 등 의료 인프라가 집적화된 지역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병원은 지역의 의료만을 책임지는 수동적 입장이었습니다. 이를 지역의 활성화와 연계하여 일자리 창출, 의료서비스 제약, 기기 산업, 의생명 창업 등과 연계시킨다면 익산 지역이 하나의 의료타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광대학교병원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지역 전체가 행복할 수 있도록 함께 한다면, 지역사회와 상생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병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지역사회와 함께 나아가는 원광대학교병원의 100년이 기대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초기대응이나, 익산 장점마을 지원에서도 이와 같은 원장님의 철학이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병원 구성원들에게 늘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강조하는데, 그런 것들이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한 것 같습니다. 물론 코로나19는 현재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현재도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아주 초기였던 2월에 전국 8번 확진자에 대한 대처가 꽤 화제가 되었는데, 이재훈 감염내과 교수가 빠른 판단으로 격리조치를 한 덕분에 병원에도 지역사회에도 큰 타격이 없었습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이동형 CT’의 개발도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의 경우 CT가 사람에게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고, 나아가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CT가 있는 곳으로 사람이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만 버리면 쉽게 가능한 일입니다. 이처럼 의료기술을 환자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보다 사람에게 친근한 기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시기에 보건복지부, 전라북도와 빠른 협의를 거쳐 음압병실을 과감히 내놓고 환자를 이송 받았습니다. 대구에서 이송돼 치료를 받았던 한 고령의 환자는, 치료 후 지역으로 돌아가며 병원 관계자들의 정성과 노고에 감사하다며 성금을 기탁하기도 했하셨습니다만, 그로 인해 전북과 익산 그리고 원광대학교병원이 갖게 되는 긍정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장점마을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제가 병원장으로 취임 후 처음으로 했던 일 같은데요. 우리 지역의 재앙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학병원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 고민을 했지요. 직접 마을을 찾아가 뵙고,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여쭈었더니 ‘내가 암에 걸리진 않았을까’하는 두려움이 가장 크시더군요. 그래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단계적인 건강 검진을 해드렸고 몇분의 신규 암 환자가 발견되었습니다. 장점마을 주민 분들은 벌써 몇 개월이 지났음에도 제게 감사인사를 건네곤 합니다. 이렇듯 지역과 함께하는 가슴 따뜻한 병원이 될 때, 주민들은 저희 병원을 보다 웃으며 방문하지 않을까요?

- 병원 구성원과 내원객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인간의 삶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생각해봅니다. 그동안은 세계화에 대한 요구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도시화에 대한 반성과 지역화에 대한 화두가 대두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는 자연과 함께 중소도시에 함께 살기를 원하는 대전환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의료적으로는 원광대학교병원이 의료의 질을 높여서 이용자들의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원광대학교병원은 따뜻함이 있는 병원입니다. 원불교의 정신이 지난 40년간 오래 스며들어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학과 병원은 앞으로 백년 이백년 천년을 가야할 곳입니다. 젊은 후배들이 주인정신을 가지고 준비해서 미래를 잘 이끌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곧 주인이다.’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병원은 의료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병원을 찾아오는 고객들께서는 맑고 밝고 훈훈한 병원에서 감동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익산=김익길기자·kimtop121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