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고교 재학생이 졸업생에 비해 대학입시에서 불리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전북 지역 대학들이 2021학년도 대입전형을 변경할지 관심이 쏠린다.

교사들의 경우 도내 대학이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추는 게 현실적이라 본다.

교육부는 얼마 전 “학생들이 대입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대학에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 밝혔다. 서울대, 연세대, 한국외대를 비롯한 수도권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 완화나 학생부 일부 영역 미반영 방안을 내놨다.

전북 지역 주요 대학들은 해당 사안을 대학 독자적으로 정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이건 신뢰의 문제다. 전형계획은 1년 10개월 전 공표했고 우리 선에서 변경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논란이 있을 거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심의도 거쳐야 한다”며 “교육부나 대교협에서 방향을 제시하면 이를 토대로 모든 대학이 통일성 있게 움직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마다 전형이 제각각이라 일괄적인 기준을 제시하긴 어려워 보인다. 황홍규 대교협 사무총장은 “교육부에서 다음 달 발표할 대입 정책은 코로나19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체육특기자 전형이나 토익 등 어학성적을 요구하는 전형처럼 전반적인 내용이 되기 쉽다”며 “교육부 전달 사항도 없고 대학별 전형도 다르니 자체적으로 하면 된다”고 답했다.

앞서 수능 난이도 조절과 학생부종합전형 비교과영역 수업 중심 평가를 제안한 김승환 전북교육감도 1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부 대학이 공표한 대입전형을 바꾸면 혼란이 발생할 거라 하는데 그 때와 지금은 크게 다르다. 사정이 달라졌는데 계속해서 이전 것만 붙잡아선 안 된다”는 생각을 전했다.

도내 교육 관계자들은 도내 대학이 서둘러 나서야 하며 대안으로는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를 꼽는다. 학생부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봉사활동 영역 축소에는 부정적이다.

전주 지역 고교 3학년 담임교사는 “도내 일부 대학 의대의 경우 수시에서 높은 수능 최저기준을 요구해 전부터 졸업생이 유리하다는 목소리가 있다”며 “학생부 교과전형에서 수능 최저를 적용하는 대학도 있다. 내신 성적 석차를 낼 때 문이과를 구분하지 않다보니 문과 학생들 석차가 비교적 낮다. 수능에서도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면 교과전형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주 지역 고교 교사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는 수험생 감소추세를 고려할 때 피할 수 없다. 낮추지 않을 시 미충족자가 늘어 해당 인원을 정시로 넘겨야 한다. 공교육을 무너뜨릴 거다”라며 “학생부 일부 영역 미반영은 재학생에게 불리할 거다. 이들 학생부에는 졸업생이 경험하지 않은 코로나와 원격수업을 담을 수 있어서다. 고3이 돼서 진로를 바꾸는 이들에게도 명분과 활동을 담을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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