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옥 대표

“전주로 시집와 시할머니와 시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시댁 식구들 음식을 차리면서 집안에 내려오는 방법대로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전주한옥마을 ‘한인옥 김치’ 대표 한인옥 씨의 김치 인생은 스물넷에 낯선 전주에서의 시집살이에서 시작됐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영양사이지만 전주로 시집와서는 직접 음식을 만들어야 했다.

대가족이던 시댁 식구의 음식을 책임져야 했던 며느리의 고생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음식 솜씨를 제대로 배우는 기회가 됐다.

‘한인옥 김치’를 운영한 지 30년 되는 올해 그는 기존 김치와 함께 젊은 세대 입맛에 맞춘 ‘백김치’에 대한 연구에도 많은 공을 들인다.

특히 산부인과 영양사로 근무하면서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산모와 수유부를 위해 집안에서 내려오는 솜씨를 바탕으로 깊은 맛이 담긴 ‘백김치’를 개발했던 경험은 젊은이들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기회가 됐다.

파프리카를 활용한 백김치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여기에 전통적인 포기김치, 열무김치, 그리고 오이소박이, 고추김치, 부추김치, 양파김치 등 다양한 김치가 ‘한인옥 김치’를 구성하고 있다.

그의 원칙은 ‘소량 주문생산’이다. 품질을 지키기 위해서다.

좋은 재료는 김치 품질을 결정하는 제1 요소이며 여기에 가족의 음식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정성이 합해져 나오는 게 ‘한인옥 김치’라는 설명이다.

싱싱한 황태, 다시마, 생강, 대파 등을 전통방식으로 깊게 우려낸 육수와 고추의 고장 임실에서 생산된 질 좋은 고춧가루, 강원도와 장수 고랭지에서 철에 따라 자라난 품질 좋은 배추 등이 만나 김치는 완성된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 큰 꿈이 있다.

“더 공부하고 싶습니다. 전주 김치와 전통음식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해 시민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김치에 대한 제 관심이 더 무르익도록 지켜봐 주세요.”

한인옥 김치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음식연구원장도 맡고 있다. 김치에 대한 연구와 함께 음식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많아 음식 디자인을 주제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전북대에서 식품영양학 석사를 마쳤으며 동 대학원에서 디자인제조공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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