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새만금 새 길을 열어야 한다

오피니언l승인2020.06.12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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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성 군산대학교 교수

시작부터 시끄러웠던 새만금은 여전히 시끄럽다. 처음에는 환경오염문제로, 최근에는 해상도시 문제로 시끄럽다. 상전벽해가 어디 예삿일인가. 시끄러움이야 당연지사지만, ‘뭔가 잘못되고 있구나’하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는 것은 왜일까.
  지금은 아예 논외지만 처음에는 개발방식으로 논쟁이 심했다. 개발하되 육지에 연해서 차근차근 메워가자는 논리와 둑을 쌓아 거친 파도라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전체를 일거에 개발하자는 논리가 충돌했다. 전자를 순차개발, 후자를 동시개발이라고 부른다.
  도민들은 당연히 동시개발을 원했고, 그러면 안 된다는 생태론자들의 목소리를 눌렀다. 동시개발을 해도 환경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유효성을 알 턱이 없는 우리는 그것을 믿었다. 요즘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그 예측은 틀린 것 같다.
  새만금 현장에서는 매립용 토석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 지천에 널린 것이 토석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이럴 때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그냥 가까운 바닷속 모래를 퍼서 쌓는 거다. 가성비 좋은 방법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렇게 하면 바닷속, 즉, 새만금 호수 속에 거대한 웅덩이가 생기는데 웅덩이 표층으로는 물이 유유히 흐르지만, 웅덩이 속은 유속이 느려서 산소가 거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산소가 없으면 생물이 아예 살 수 없을 테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이 물덩어리를 빈산소수괴(貧酸素水塊)라고 한다는데, 2년 전에 새만금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강의를 듣고 깜짝 놀랐다. 사실 새만금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빈산소수괴가 진짜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다. 당국에서 수질에 대한 원시 자료의 공개를 꺼리기 때문에 도민들이야 자세한 내용을 알 턱이 없다.
  새만금에서 가장 핵심사업을 꼽는다면 아마 산업연구용지일 것이다. 몇 개 기업이 입주했으며, 전기차 클러스터가 들어선다는 바로 그 자리이다. 여기서 몇 년 전에 큰 정치 이벤트가 있었다. 한중경협단지라는 것이 그것인데, 잘나가는 중국의 자본과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장담했다. 그래서 들어선 것이 고작 태양광발전소이다. 무려 5만 평의 산업연구용지에 고용인력 한 명 없다. 아까운 땅은 그렇게 쓰이고 말았다.
  그 산업연구용지에 초등학교 5개, 중고등학교 3개에 5만명 가량이 거주하는 미니도시가 건설될 예정이다. 잼버리가 개최될 관광레저용지에도 초등학교 4개, 중고등학교 4개, 4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미니도시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 두 곳은 부지조성이 한창이며, 이미 기업이나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김제 쪽에도 신도시가 계획되어 있다. 초등학교 8개, 중고등학교 4개, 10만명 정도의 꽤 큰 도시가 계획되어 있는데 부지조성이 꽤 많이 되었다.
  한참 먼저 개발을 시작한 이곳들도 학교는커녕 집 한 채 안 지어지고 터덕거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해상도시를 건설하겠다고 하니 다들 그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다.
  새만금은 동시개발방식으로 여기까지 왔다. 30년 세월에 수질 개선은 요원하고, 기업유치는 난망이며, 신도시는 한 군데도 못하고 있다. 도민들의 꿈과 열정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는 숨을 고르고 무엇 때문에 이 사업이 이리 어려운지 살펴볼 때다. 종래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파고 메우고 할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것, 정말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수십 년 숙원사업인 국제공항은 첫 삽도 못 뜨고 있고, 철도고, 신항만이고 할 일은 태산인데, 무슨 여유로 해상도시를 급히 건설한다는 건지, 왜 이것을 해양오염이 심한 바로 그곳에 건설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해상도시는 좀 천천히 추진해도 될 듯하다. 건설 중인 도시부터 하나씩 완공하고, 수질 오염도 해결하고 나서 해도 전혀 늦지 않다. 바람 잘 날 없는 새만금이다. 더 꼬이기 전에 실타래를 풀고, 새길을 찾아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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