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주요 대학들이 1학기 기말고사를 대부분 ‘대면’으로 치를 예정인 가운데 안전과 형평성을 고려한 대학 차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내 대학과 학생들은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대면평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안전 차원 ‘비대면평가’로 입장을 달리 한다.

이런 이유로 도내 대학들은 ‘대면’을 원칙으로 ‘비대면’도 허용하나 평가 공정성과 과목 특성을 이유로 대면평가를 선호하는 모양새다.

한 인문대학 교수는 “비상사태라고 대충하고 싶진 않다. 시험이란 게 성적도 중요하지만 배운 걸 스스로 정리한다는 의미도 있지 않나. 비대면으로 하면 변별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수강생이 30여명이라 거리두기도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생들이 오픈북을 하는 건 다소 부담스러울 거 같기도 하다. 학생들이 내 뜻을 따라줘 대면시험을 보기로 했다”고 했다.

대학들은 대면평가 시 교실 소독, 좌석 분산 배치, 발열 확인,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따른다.

이번 학기 비대면수업으로 지낼 곳을 정하지 않은 타 지역 학생들을 위해 생활관도 열어둔다.

하지만 유증상자의 시험 시행 여부와 성적 처리 방식, 자국에서 비대면강의를 듣는 외국인 유학생의 평가 방식 등 세부방침이 분명치 않다. 대개 교수에게 맡기는 걸로 나타났다.

한 의과대학 교수는 “이미 기말고사를 봤는데 발열체크를 통과하지 못한 학생이 1명도 없었다. 우리 지역 확진자가 최근 없어서 그런 거 같다. 대학 차원 대안이 있을 거 같은데 확실히 모르겠다”며 “만약 열 있는 학생이 있었다면 해당 학생을 별도 격리 교실에서 감독관 관리 아래 시험보게 하거나, 학생 컨디션이 안 좋으면 의사소견서 같은 증빙자료를 제출케 하고 다른 평가방식을 고민했을 거다”라고 언급했다.

인문대학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 몇몇이 내 수업을 듣는다. 온라인 수업은 외국에서 들었는데 시험은 어떻게 한국에서 보냐고 묻더라”라며 “감염이 세계적으로 일어났는데 비행기 타고 들어오라는 건 무리다. 이들 평가를 어떤 식으로 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불안을 토로한다. 몇몇 학생들은 “타 지역 학생들이 기숙사에 들어오거나 그들과 함께 시험 치르는 게 불안하다.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잠복기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터미널, 휴게소에서 감염됐을 수 있다. 이는 지역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런 이유로 한 학기 전부 온라인 강의한 거 아니냐. 공정성만으로 대면시험을 봐야하는 지 의문”이라며 “대면시험을 보면 유증상자 대응방안은 있는 거냐”라고 물었다.

대학과 분야 특성상 교수 재량을 인정해야 하나 대학 차원 가이드라인부터 제시해야 한다는 건 이 때문.

대면평가가 불가피하다면 감염을 우려하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치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학과별, 대학별 형평성 논란을 최소화해야 한단 이유에서다.

일부 대학 관계자들은 “시험 시 발생하는 여러 사항은 교수 재량이다. 교수 나름의 생각이 있고 학생별 상황이 있는데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며 “유학생들이 입국하긴 어렵고 별도 평가 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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