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가 싶더니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번지는 양상이다. 이번 코로나19(CORVID-19)는 감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이 새로운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언어는 한 시대의 문화현상을 담아내는 그릇’이라 했다. 그래서 인간이 삶을 영위해 가는 사회의 세태와 실상은 그대로 언어를 통해 기록되고 역사로 남는다. 세계적 대유행이 된 코로나19는 지구촌을 옥죄면서 범지구적으로 기존의 사회문화체계에 제동을 걸었다.
그에 따라 사회가 통제되고 일상이 바뀌면서 그 변화된 세태를 상징하는 신조어들이 속속 생겨났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된 유행어들이 일반화 되면서 사전에도 수록됐다. 이런 신조어들은 2020년 글로벌 팬데믹의 코로나19를 역사의 기록으로 남길 것이다.

지난 5월 세계 최다 어휘를 자랑하는 영국의 옥스퍼드사전은 코로나19로 만들어진 31개 신조어를 확정했다. 통상 옥스퍼드사전은 새롭게 등장하는 유행어에 대해 대중의 인지도와 사용 빈도 검증을 거쳐 정식 신조어로 발표한다.
그 검증 전 단계에서도 대중매체나 특정 단체나 개인에 의해 생성된 많은 단어가 있다. 하지만 유행어로 사용되고 있다고 해서 곧바로 사전에 공식 언어로 등재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처럼 한 이슈를 두고 그렇게 많은 신조어가 생겨난 것은 처음이다.

옥스퍼드사전이 인증한 코로나19 관련 대표적인 신조어는 다음과 같다.
‘community spread'(지역전파), ’contact tracing'(접촉자추적), 'covidiot'(코로나바이러스 무시자), deep-clean'(철저한 소독), elbow bump/elbump'(팔꿈치 인사), 'shelter in place'(자택대기), WFH/work from home'(재택근무), 'self-isolation/self-quarantine'(자가격리), 'hot zone'(최초전염지) ‘patient zero'(최초감염자), ’herd immunity'(집단면역), 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개인보호장구), ‘social distance'(사회적 거리), ’social distancing'(사회적 거리두기) 등.
여기에 사전에 수록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대중매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회자되는 신조어도 다양하다. 그만큼 코로나19가 전 세계인들에게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감염증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주었다는 반증이다. 그 예를 들어본다.

‘social bubble’(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10명 미만의 인원으로 한 두 가정이 갖는 교류. 물론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제외), ‘covexit’(방역으로 발동된 공공생활에 대한 통제조치들을 완화하는 과정), 'coronnial'(전염이 진행되는 시기에 태어난 아이), ‘quaranteen'(봉쇄조치 시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경시하는 10대), ’covidivorce'(장기간 이동제한 및 자가격리에 부부간의 갈등으로 인한 이혼)이 있다.
또한 ’antisocial nearing'(‘사회적 거리두기’에 반하는 행위), ‘coronic'(감염이 확진된 사람), ’coronaphobia'(감염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 ‘coronabrain'(전염 대유행에 따른 집중력 저하 등 정신적 불안정 상태), ’covid-38'(완치 판정 후 다시 감연된 사람), ‘corona corridor'(봉쇄조치의 점진적 완화 시 특정 목적지로 이동을 위해 통과를 허용하는 통제지역) 등이다.
이번 코로나19의 최대 화두는 ‘사회적 거리두기’다. 이 용어에 대해 시대가 바뀌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체적 거리두기’ 또는 ‘물리적 거리두기’(physical distancing)가 더 적합하다고 권고한 바가 있다.

그런데 이 용어는 치료사이며 저술가인 제니퍼 하마디가 지난 3월 싸이콜로지 투데이 기고문에서 제안한 것을 WHO가 수용한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오프라인에서의 사람 간 접촉은 자제해야 하지만, 그 대신 온라인을 통한 사회적 활동은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신조어가 생겨났다는 것은 코로나19가 인류에게 던져준 도전임을  의미한다. 그에 따라 인간사회의 문화체계도 세태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준의 ‘뉴노멀’(New Normal) 양상으로 정립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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