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더운데 어떻게 마스크를 씁니까?”.

8일 4차 등교가 이뤄지며 모든 학생들이 등교 개학을 시작했다. 하지만 교내와 달리 교외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하교 직후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으면서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상당수 학생들은 ‘마스크 쓰기’도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어서 철저한 지도가 요구된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영생고등학교와 전주사대부고 인근 버스정류장. 제법 널찍하게 비어있던 공간은 하교한 학생들로 빽빽이 들어찼다. 부모님 차를 타기 위한 학생들과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학생 등으로 차로와 인도는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 시간대 시내버스 버스정류장에 모인 학생들은 곁눈질로 보기에도 100명은 훌쩍 넘어보였다. 앞선 두 학교 뿐 아니라 인근에 재학하는 학생들 다수가 한 정류장으로 몰리며 벌어진 일이다.

5시께가 가까워지며 부쩍 늘어난 학생들은 곧 인도를 꽉 메우다 못해 차도까지 내려왔다. 버스가 오나 보기 위해 발뒤꿈치를 들고 목을 늘이는 아이들이 있는 한편, 다른 쪽에서는 못 다한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개중에는 종종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땅에 버려버리는 학생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많은 인원이 한 자리에서 버스에 탑승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거리두기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됐다.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여긴 학생들이 항상 버스를 타러 몰리는 곳”이라며 “늘상 이런 풍경이 눈에 띄는데 솔직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풍경은 학생들의 하교 시간대에 배치된 버스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타다보니 자연스럽게 벌어진 현상이다.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콩나물시루가 된 버스에 실려 떠나갔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 이날 만난 한 학생은 “근처에 버스를 타는 곳이 몇 없다보니 애들이 이렇게 몰리는 것 같다”며 “그래도 집에는 가야하니 어쩔 수 없다. 덥고 답답하다 보니 마스크 쓰기를 꺼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실정이지만 교육청 관계자 등은 당장 뾰족한 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일선 학교들에서 충분히 방역 지침 등에 대해 지도하더라도, 하교 이후까지 지침을 학생들에게 일일이 점검하기란 힘에 부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학교 당국과 협의해 학생 하교 시간대를 조절하는 등 방법을 논의할 방침”이라며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지금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한편, “학생들 역시 대부분 국민들이 학생들의 등교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을 지켜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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