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세계 최초로 벼의 노화 속도를 조절해 수확량을 높일 수 있음을 구명한 연구결과를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4일자로 게재했다고 밝혔다.

국립식량과학원은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 노화 수명 연구단과 공동 연구를 통해 벼의 노화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확인하고, 전통육종기술로 이 유전자가 도입된 근동질 계통을 육성해 수량이 증진됨을 입증했으며, 특허출원까지 마친 상황.

이는 벼의 노화 속도를 늦췄을 때 단위면적당 생산성을 증진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계 최초로 증명한 것이어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이번에 확인한 유전자는 염색체 9번에 있는 엽록소 분해 요소인 OsSGR로, 야생 벼와 인디카벼, 자포니카벼로 종이 분화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추론된다.

특히, 국립식량과학원은 노화가 느린 자포니카 벼 유래의 OsSGR 유전자를 노화가 빠른 인디카 벼에 도입해 노화 속도를 늦추고 광합성 효율을 높인 근동질 계통(NIL)을 육성하여 수량성이 7% 향상됨을 확인했다.

이 근동질 계통은 이삭의 낟알이 차는 시기에 광합성량이 모본인 인디카 벼 보다 높게 유지될 뿐만 아니라, 노화 지연으로 광합성 기간이 연장되면서 벼 알이 충실이 여무는 비율인 등숙률이 9% 증가하였고, 최종적으로 벼 생산성이 7% 향상됐다.

이제까지 다른 연구자들이 시도한 연구에서는 노화만 늦어지고 제때 익지 않아 수확을 할 수 없었지만, 본 연구에서 육성된 근동질 계통은 모부본으로 사용된 인디카 품종과 자포니카 품종의 중간 정도의 노화 속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수량이 높아져 농업적 활용 가치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의 제1저자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신동진 농업연구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초로 작물의 수명을 조절해 수량성을 증진한 연구결과로, 노화 조절 유전자를 이용한 작물 육종의 새 길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쌀의 가격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전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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