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의 고3 야간자율학습(야자) 허용을 둘러싼 도내 교육계 온도차가 크다.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대입’과 ‘안전’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느냐에 따라 찬성과 반대로 나뉘었다.

전북도교육청은 등교수업을 앞둔 지난 달 중순, 고3을 비롯한 고교 야자와 방과후수업(방과후) 시행여부를 단위학교별 형편에 맞게 정하도록 했다.

보충수업 성격인 방과후는 수업시수 제한(현직교원 학기 중 주 15시간 이내)을 한시적으로 풀었다. 둘 다 허용한 셈이며 방과후는 야자 시간에 진행할 수 있다.

전북교육청이 파악한 도내 고등학교 고3 야자 운영현황(5월 26일 기준)을 보면 133곳 중 40.6%에 해당하는 54곳이 운영하고, 고3 1만 7천 93명 가운데 25.3%인 4천 327명이 참여한다.

야자에는 도내 고3 4분의 1가량만 참여하나 이는 지난 달 기준이고 이달부터 야자를 시작하는 곳이 많아 참여율은 오를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되다보니 야자 시행에 대한 구성원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찬성하는 쪽은 코로나19로 학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지역이나 경제력으로 인한 학력차를 이유로 든다.

전주 지역 고교 3학년 담임교사는 “우리 학교는 이달부터 3학년 야자와 방과후를 시작했고 신청율이나 참석율은 높은 편”이라며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고3 학생들이 입시에서 졸업생보다 크게 불리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업하면서 묻는 답하는 과정을 원격수업으로 석 달 가까이 하지 못했다. 진도 빼기도 부족한데 배운 내용을 정리하려면 연계교재도 해야 한다”며 “버겁더라도 야자와 방과후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이나 경제력이 있는 가정 학생들이 야자와 방과후 대신 사교육을 활용한다면 전북 지역 혹은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정 학생들과의 학력차가 커질 거란 의견도 있다.

전주 지역 고3 학생은 “우리 학교는 3학년만 해당 활동을 하는데 찬성하는 사람만 한다. 학생들은 점점 코로나19에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고 학교는 자리를 떼는 등 거리두기를 해 참여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른 한쪽에선 건강보다 중요한 건 없으며 재학생이 졸업생보다 무작정 불리한 건 아니라고 본다.

전주 지역 한 고3 학부모는 “아이가 집에선 집중이 안 된다니 보내긴 하는데 걱정된다. 우리 지역 상황은 양호하나 안전지대는 없다. 야자를 금지하는 지역이 왜 있겠나”라며 “야자와 방과후 참여는 자율 아닌 자율이다. 신청 안 하면 왜 안 하냐, 얼른 신청해라 그러고 안 하려면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라고 털어놨다.

전주 지역 고교 교사는 “고3이 치를 2021학년도 대입에서 수시 비중은 80%, 정시 비중은 20% 선이고 우리 지역을 비롯한 재학생 7,80%는 학생부 기반 수시로 대학에 간다. 수능은 졸업생들이 주로 노리고 수시가 그들(재학생)만의 리그라고 할 때 유불리를 따질 것도 아니다”라며 “졸업생이 수시에 응시하더라도 코로나를 겪은 이들과 아닌 이들 학생부는 분명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자와 방과후 운영 방침은 학습량이 부족하다는 학교 측 목소리를 듣고 정했으며 원하는 학교와 학생만 참여토록 했다. 강제가 아니며 방역에 힘쓰고 있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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