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리가 없다네요. 너무 막막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초여름부터 일용직 노동자들의 일자리에 한파가 불어왔다.

28일 오전 7시께 전주시 다가동 한 인력사무소 앞, 이른 시간부터 건물 청소나 식당보조 등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이곳에 모인 이들 중 일자리를 구한 이들은 일터로 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했다. 그러나 10여명은 일터를 향햐 떠나는 승합차를 물끄러미 쳐다보거나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 채 사무소 인근을 서성였다.

오늘로 삼일 째 인력사무소를 찾았다는 A씨(54·여)는 1시간여를 기다리다 끝내 발길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로 빌딩 청소 자리는 물론 식당보조 자리가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 2월부터 헛걸음하는 날이 늘어나더니 이제는 일자리를 구하는 날보다 헛걸음하는 날이 더 많을 지경”이라며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지나가야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현장 일용직 일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서 이날 오전 6시께 찾은 전주시 팔복동 한 인력사무소 앞 에어간판에 30여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이들 역시 일용직 일자리를 찾아 나선 이들로 저마다 친분이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날 일자리를 구한 B씨(59)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거리를 메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나왔는데 요즘에는 그 절반도 안 나온 것 같다”며 “전날 연락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혹시 남는 자리에 가기 위해 나왔는데, 일거리가 많이 줄어드니 사람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용직 인력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도 있지만, 확진자 발생 시 건물폐쇄, 공장 작업 중단 등을 우려해 일용직 노동자 고용을 꺼리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전주의 한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하루 평균 80여명의 일감이 들어왔는데, 요즘에는 절반수준인 40여명의 일감도 겨우 들어오는 실정”이라며 “일자리를 찾는 연락은 많은데, 일할 사람을 찾는 다는 연락은 없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건물은 폐쇄는 물론 작업 중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공장이나 건설현장의 경우, 하루 작업을 멈추면 몇 천만원씩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 외부인 고용을 꺼리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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