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와, 실내화 가방이랑 챙겼지?”

27일 오전 8시 30분 전주 양현초등학교 교문 앞, 학부모들은 생애 처음 학교로 향하는 초등학교 1학년 자녀의 걸음걸음을 눈으로, 마음으로 좇는다.

아이의 첫 등굣길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학부모 김혜선 씨는 “걱정 반 기대 반이다. 감염이나 방역을 우려하지만 애가 학교에 정말 가고 싶어 하고 우리 지역이 수도권보다 나은 상황이지 않나”라며 “당분간 쉬었던 일도 곧 시작해야 한다. 교외체험학습(가정학습)을 며칠이라도 쓰자니 이제 1학년인데 늦어서 적응 못할까봐 보낸다”고 전한다.

제 얼굴을 반 이상 덮는 마스크를 쓰고 제 몸집만한 가방을 둘러 멘 1학년 학생들은 운동장 반별 푯말 앞 줄을 선다.

대개는 잘 기다리지만 울먹이며 엄마가 보고 싶다는 이들도 눈에 띈다. 1학년 7반 김민찬 학생은 “학교에 오니 친구들 만날 생각에 설렌다”면서도 “집에 가고 싶다. 엄마가 보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손소독과 발열체크 뒤 교실에 들어서니 오전 8시 50여분, 1학년 4반은 신입생들로 가득 찼다.

안은채 학생은 “학교 가는 게 처음이라 기대된다. 학교엔 뭐가 있을까”라며 “엄마가 알려주신 대로 손 깨끗이 씻고 마스크도 잘 할 거다”라고 다부지게 말한다.

담임인 문명숙 선생님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자리에 앉히며 인사를 나눈다. “영상(e학습터)에서 선생님 본 사람 있지? 이제 서로 알아가자.”

문 교사는 학교생활을 처음 경험하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전달한다.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책상과 의자 닦기’.

선생님에게 물티슈를 건네받은 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책걸상을 열심히도 닦는다. 제 번호에 맞춰 신발장에 실내화 가방을 넣고 책상 밑 서랍 국어와 수학 교과서를 넣어두는 것도 처음 배운다.

이예성 학생은 “집에 있을 때 너무 심심했다. 우리 반에 아는 친구는 없지만 새로운 친구를 사귈 거다. 마스크도 계속 차서 답답하지 않다”며 “선생님 지시에 따라 이것저것 하니 재밌다”고 한다.

등교 내내 교문을 지키던 손주원 교장은 “아이들이 오길 손꼽아 기다렸고 철저히 준비했다. 첫 날 병설유치원생까지 500여명을 같은 시간에 등교하도록 해 지도가 쉽진 않았으나 나아질 것”이라며 “격일, 격주 수업은 하지 않지만 밀집을 최소화하는데 힘쓴다. 쉬는 시간, 급식 시간, 복도 이용경로를 최대한 조정했다. 이번 주는 생활지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북 지역 모든 유치원, 초 1~2, 중3, 고2, 일부 소규모 초중학생 8만 6천여 명이 학교에 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