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등교할 고3에게 대학입시는 발등의 불이다.

개학연기와 온라인 개학으로 등교가 80여일 미뤄져 수시(학생부)와 정시(수능) 준비 모두 쉽지 않고 특히 수능은 N수생에게 유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수능의 경우 재학생들은 감축한 수업일수에 맞춰 진도를 끝내기 버겁고 짧은 여름방학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수시에 지원할 학생들은 1,2차(중간, 기말) 고사를 준비하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필요하거나 수시와 정시를 병행하는 경우 ‘6월 모의평가’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하는 6월 모평은 N수생들도 응시해 학생들이 자신의 전국 석차를 알 수 있는 첫 시험이다.

코로나19로 학생부에 쓸 활동도 하지 못한 상황, 여름방학이 짧아 학생부 준비기간이 부족한데다 올해부터 학생부 기재요령이 바뀌어 부담이 크다.

수능 난이도를 조정하거나 대입 일정을 더 미루자는 얘기가 나오는 건 이 때문. 전북 지역 교사들은 당장 올해라도 수능을 평소보다 쉽게 출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능과 EBS연계율을 높이거나 내신고사 반영 기간을 현 1학기 1,2차 고사에서 1학기 2차고사와 2학기 1차 고사로 바꾸자고 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앞서 수능 출제범위를 고2까지 한정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교사 의견을 수렴해 수능 난이도 조절과 학생부 종합전형 수업 중심 평가로 구체화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수능 시행일을 최대 한 달 연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봤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이번 기회에 ‘9월 학기제’를 도입하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안 대부분은 현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거고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했을 때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교육부조차 코로나19종식이 불확실하고 가을 2차 대유행을 우려한다며 등교를 무기한 연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감염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기존 문제점을 개선하는 대입 새 판을 짜자는 목소리가 높다.

11월께 일회성으로 시행하는 수능을 앞당겨, 여러 번 실시하자는 의견이 잇따랐다. 수시는 학교교육과정을 기반 삼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전북지부 배영진 정책실장은 “코로나 국면이 아니더라도 학교교육과정에 충실한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학생들이 사교육이 아닌 학교교육과정에 집중하려면 수능 자격고사화와 수시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라고 언급했다.

전주 한 고교 교사는 “코로나가 계속되면 가장 큰 문제는 수능이다. 2017년 포항 대지진을 겪으며 우리는 수능 당일 시험을 못 볼 수도 있다는, 단 한 번 시험이 갖는 위험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이 계속되면 28명 들어가는 수능 고사장엔 12~15명 정도 입실할 거다. 시험장과 감독관이 크게 부족할 거다. 12월로 미룬 수능날 눈이라도 오면 교통과 입실지연 인정여부도 문제될 수 있다. 한마디로 ‘대란’”이라며 “수능을 문제은행,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꿔 일찍부터 여러 번 치르는 게 어떨까. 교육당국에서 10월부터 4번 정도 마련하고 수험생들이 가능한 날 2번 정도 본 다음 평균 내면 된다”고 전했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제외한다면 수능 응시자가 줄 거라는 내용도 있다. 내신과 학생부 기재사항은 학교에서 배운 것들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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