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혈액 수급에 또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헌혈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학생들의 등교 연기로 인해 학생들의 헌혈 부진과 개인 헌혈이 위축되면서 혈액 보유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혈액 보유량은 최근 혈액 보급량이 급감하면서 혈액 보유량이 3일분 미만으로 급감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혈액보유량이 8일을 기준으로 3일분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5일 이후 처음이다.
혈액보유량은 5일분 이상이 적정 수준으로 ‘2일분 이상 3일분 미만’은 혈액수급위기단계 중 ‘주의’에 해당한다. 지난 9일과 10일에는 3.1일분으로 소폭 늘었으나 11일 2.9일분, 12일 2.7일분으로 다시 감소한 것이다.
그동안 혈액 부족 사태는 보통 겨울방학과 설연휴 등이 있는 겨울철에 주로 발생했으나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위축시키며 큰 영향을 미쳤던 게 사실이다.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안정되자 이달 들어 병원들이 미뤄왔던 수술을 진행하면서 혈액 사용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체 헌혈의 약 30%를 차지하는 학생들의 헌혈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터져 개인 헌혈까지 위축됐다.
혈액 공급이 부족하면 수혈이 필요한 수술과 치료에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헌혈과 코로나19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결같이 얘기한다. 호흡기 바이러스인 코로나19는 혈액을 통해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일로 연기된 고3부터 순차적 개학이 이뤄진 후 학생들의 단체헌혈과 군대, 민간·공공기관, 각 부처 등의 헌혈을 독려하기 위한 범정부적인 ‘인센티브 제도’ 마련을 요청한 상태다.
향후 이러한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혈액 수급 부족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방학과 날씨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혈액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급선무다.
헌혈은 자신의 혈액을 기증하는 생명 사랑의 실천으로 안정적 혈액 수급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헌혈이 나눔을 실천하는 첫 걸음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 혈액부족 사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안정적인 혈액 확보를 위한 헌혈 문화의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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