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서울 이태원동 일대를 다녀간 전북 교직원이 30여명으로 확인됐지만, 전북도교육청이 안일하게 대응한다는 지적이다.

이태원동 방문자가 연휴 뒤 학교에 나왔음에도 학교 교직원들이 여전히 출근하는가 하면 교사와 행정직원, 학원 원어민 강사는 방문 여부를 확인조차 하지 않아서다.

12일 도교육청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도내 원어민 교사(영어) 268명 대상으로 4월 26일부터 5월 6일 사이 이태원동 방문 여부를 물은 결과, 클럽을 다녀왔다고 밝힌 사람은 1명이다.

해당 교사는 코로나19 진단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같은 기간 클럽 외 이태원동을 찾았다고 전한 원어민 교사는 20여명, 자진신고한 교사와 직원은 10명 미만이다.

현재까지 검사한 이들 중 양성 판정은 없으며 모든 방문자 검진 결과는 13일 나온다. 이들 대부분 연휴 후 3일 정도 출근했고 11일부터 자가격리 조치(음성 판정자 포함)했다.

클럽 방문자 근무학교, 클럽 방문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 근무학교 교직원들은 필수인원을 제외하고 재택근무한다.

클럽을 제외한 이태원동 방문자 학교 교직원들의 재택근무 여부는 학교장 권한이다.

이와 관련해 전북교육청이 학생 안전에 민감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문자들이 클럽이 아닌 이태원동에 갔고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더라도 이후 감염 가능성이 있으며 출근도 했다. 그럼에도 해당 학교 교직원 재택근무 여부를 학교장에게 맡겨서다.

한 명이 지역 내 많게는 3,4개교를 순회하는 원어민 교사 특성까지 고려한다면 재택근무를 강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도내 원어민 교사는 268명이며 이들이 근무하는 전북 지역 초중학교는 636곳이다.

도내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가 크면 원어민 교사 1명이 전담하나 소규모 학교는 그럴 수 없다. 교사 1명이 작은 학교 몇 군데를 돌아야 한다”며 “한 명이라도 감염되면 여러 학교 나아가 지역사회까지 퍼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현재 원격수업이라 재택근무가 충분히 가능한데 도교육청이 이를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는 건 등교가 미뤄질까 우려해서인가”라고 되물었다.

사실상 확인절차를 거친 원어민 교사와 달리 교사와 행정직원, 학원 종사자에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소극적이라고 본다.

교사와 행정직원을 따로 조사하지 않은 건 학교 안전은 물론 학교 구성원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들 중 방문자가 더 나올 수 있다는 게 도교육청 설명이다.

학원 휴원율을 따로 파악하지 않을 만큼 도내 모든 학원이 문을 연 상황, 학원 종사자들에게 이태원동 방문 시 자가격리와 검사를 받도록 문자 안내만 한 것도 부족하다고 덧붙인다.

도내 학원과 교습소는 모두 5천 173개며 학원에서 일하는 원어민 강사는 248명이다.

개인정보보호라며 방문자 숫자를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방역 전문가는 “기관이 수를 공개하는 게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건 아니다. 등교를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를 안심시키면서 행정 신뢰를 높이려면 정확하게 알리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정영수 전북교육청 대변인은 “클럽 외 이태원동 방문자 학교에는 밀접 접촉자가 없는 걸로 보고 교직원 재택근무 여부를 택하도록 거다”라며 “어떤 형식이든 개인정보가 될 수 있고 가선 안 될 곳에 갔다는 부정적 이미지로 자진신고기회를 막아선 안 된다. 학교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알리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공동체 건강 증진에도 좋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