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가 전북까지 덮쳐 지역사회가 초긴장 상태다.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김제시 보건지소 공중보건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시점에 공중보건의가 클럽을 방문한 것도 모자라, 클럽 방문 사실을 숨긴 채 환자를 진료하고 자진 신고도 뒤늦게 해 파장이 크다.

12일 전북도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30대 남성 A(33)씨가 이날 새벽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도내 20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관련 증상은 없으며, 원광대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지난 5일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서울 이태원 소재 클럽과 주점, 식당 등에 머무른 A씨는 이튿날부터 김제 선별진료소와 보건지소에서 진료 업무를 봤다.
6일과 7일, 8일과 11일에 환자를 진료한 그는 이 기간 접촉자만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진료 및 이동 시에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도는 공중보건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 진료 차트 확인과 본인 진술 등을 종합해서 접촉자 및 동선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확진자 A씨는 4월 6일~19일 대구 지역 의료지원을 다녀왔으며,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5월 3일까지 보건지소 내 관사에 격리됐으며 해제 후인 5일 친구들과 이태원을 다녀왔다.

그는 당일 오후 서울 용산에서  KTX를 타고 익산으로 내려왔으며 이후, 자차를 이용해 보건지소 내 관사로 이동했다.
함께 이태원을 방문한 동행자 4명은 모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A씨가 전날(11일) ‘이태원 방문자 코로나19 의무검사’ 행정명령이 내려진 뒤에야 클럽 방문 사실을 실토했다는 점이다.
도는 지난 8일부터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의 자진 신고와 진단검사를 요청했지만 A씨는 3일이 지난 11일 오후 6시 20분경 익산보건소를 찾아 검체를 채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 보건당국은 “당시 도에서 발송한 문자에는 5월 2일이라는 시점과 킹·트렁크·퀸 클럽 등의 클럽명이 기재되어 있었다”며 “확진자의 경우 증상이 없는 데다, 방문한 날짜와 클럽명도 달라서 신고가 늦어진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건당국은 역학조사를 꼼꼼하게 진행해 도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도 보건당국은 A씨의 근무지인 김제시 보건지소와 관사를 방역소독 했으며, 역학조사관을 투입해 정확한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박은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