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민 전주시 사회혁신센터 소장

고강도 사회적거리두기 덕분일까요? 대한민국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참 다행이다. 우리나라는 드라이빙스루 진단과 같은 혁신적인 의료시스템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로 인해 방역 모범국이 됐다. 선진국인 미국 및 주요 유럽 국가에게 우리나라의 코로나 진단 키트 및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 때만 해도 우리나라를 비난했던 일본에서도 점점 원조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귀감이 될 만한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 의지라고 한다. 감염 여부를 떠나 모두가 마스크를 끼거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도 비치되어 있을 정도로 어디를 가든 보급되어 사용하는 손소독제와 같은 것들이다. 실제로 미국 및 유럽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늦어졌다. 감염 확진자만 쓰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남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배려와 공동체적 마음으로부터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같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할 수 있는 배려와 양보 등을 통해 다른 나라가 부러워하는 국민성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체제)로의 이행을 준비 중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들이 바뀔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새로운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도래할 것 같다.
역대급으로 기나긴 방학을 끝내고 온라인 개학을 한 초등학생들은 학교생활이 ‘집콕’ 생활이 됐다. 거의 넉 달 넘게 학교를 못 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학원 친구는 만나도, 학교 친구는 못 만나는 삶의 되버렸으니 그야말로 교육시스템의 변화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대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몇몇의 교수님들에게 온라인 강의 제작 어려움의 하소연을 들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긴 하지만, 일상의 변화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학생들의 인성과 사회적 책임 등을 알려줘야 하는 학교에서의 수업이 단순히 인터넷 강의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수업을 촬영하는 선생님과 수업에 접속하는 학생들이 사제 간의 정서적 관계에서부터 오는 인간적 성숙이 가능할까 싶다. 
드라이빙스루는 이제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그리고 그 활용의 범위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회 및 각종 농산물 판매를 넘어, 도서대출 등 다양한 용품은 물론이거니와 얼마전 탑골 지디로 유명한 가수 양준일씨는 드라이브스루 팬 사인회를 했다. 차량에 탑승한 팬들은 마스크, 장갑 등을 착용하고 체온 확인과 손소독을 마친 뒤 차례대로 사인을 받았다고 한다.  
문화·예술계에도 새로운 시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클래식계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씨는 무관중 온라인공연을 유튜브로 진행했다. 약 40분간 공연을 진행했는데, 실시간 시청은 최대 4만8000명. 조회 수는 약 30만 건을 기록했다. 대면 공연으로 했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즐길 수 있을까 싶다. 많은 공연 및 전시회 등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며 지금까지 현장을 중시하던 문화예술계의 무대가 방구석으로 바뀌고 있다.  
센터에서도 얼마 전에 온라인 사업 설명회를 진행했다. 처음 해보는 시도가 낯설고 조금은 미숙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비록 얼굴은 못 보지만 실시간 채팅으로 인해 소통은 좀 더 활성화 되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대면으로 하면 아무래도 머뭇거리게 되는 질문도 채팅을 통해서는 쉽게 참여했다. 그러면서도 온라인에 취약하거나 정보 접하기가 쉽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또한 대면하며 진행하는 관계성 중심의 프로그램에서의 한계는 어떻게 뛰어넘어야 할지 새로운 전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바야흐로 ‘코로나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라 떠오르는 새로운 표준)’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람들과 함께 만나고, 일하고, 공부하고, 여가를 즐기고, 쇼핑하고, 가족·종교행사에 참여하는 등 모든 일상에서의 행동방식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 변화에는 좋은 점도 있지만, 불편한 것을 넘어 인간적 정서 부분에서 채워지지 않는 어쩔 수 없는 한계도 있다. 이러한 변화와 직면하게 될 한계가 공존하는 전환의 시기에 우리의 일상이 그래도 좀 더 인간적인 정서적 연결로 이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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