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비장애인과 다른 장애를 갖고 있어 보다 더디고, 불편함을 가지고 있지만,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혈연으로 이뤄진 가정이 아닌 사회적 자립을 위해 모여 가정을 꾸린 이들을 찾았다.

6일 오후 1시께 전주시 남노송동 한 아파트. 이 곳은 혼자 생활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모인 발달장애인 공동생활가정 ‘함께하는 벗’의 보금자리다.

이곳에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형모(46)씨, 고모(44)씨, 배모(43)씨, 형모(40)씨 등 4명이 생활하고 있다. 작년 4월부터 같이 생활하고 있으니, 꼬박 1년여 동안 서로를 보듬고 살아가고 있다.

이들에게도 비록 가족이 있지만, 고령의 조부모나 혼자서 자녀를 부양하는 가정 등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형편에 처해 있다.

때문에 이들 4명의 장애인들은 함께 숙식을 하는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이들에게 혼자 생활하는 법을 가르치고, 더 나아가 취업 체험 등을 통해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준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은 매주 5일 간 이곳에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하며 역할 분담표에 따라 식사준비와 청소, 장보기, 빨래, 정리 등의 생활하는 방법을 익힌다.

“밥 먹는 시간이 제일 기뻐요. 숟가락과 젓가락을 가지런히 놓기 힘들지만,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함께하는 벗’의 막내 형씨는 공동체생활을 하는 형들과 함께 식사 준비하는 것을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꼽았다.

어눌한 말투로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자신의 뜻을 강하게 비쳤다.

밥을 짓고 지원센터를 통해 후원을 받은 반찬으로 식탁을 차리는 수준이지만 이들에게는 공동체생활을 통해 배운 첫 일상이다.

아직까지는 화기를 이용한 요리는 어렵지만, 지난 1년여 간 공동생활을 통해 조금씩 가장 기본적인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단순히 먹고 자고는 법을 넘어 직업 체험과 센터 교육 등을 통해 경제적인 자립을 위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나이가 비록 40대이지만, 대부분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어 힘겨운 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들이 사회에 나가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보람도 있습니다.” 이들을 돌보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말이다.

경제적 자립을 위해 이들은 매주 수요일 인근 화장지 공장에서 쓰일 상품 포장 체험 등 구직활동에도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더디기만 하다.

단순한 작업에도 흥미를 가져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들은 참여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원센터는 다양한 직업체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A씨는 “지적장애인들이 공동생활 이전에는 할 수 없던 일상생활들이 역할분담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걸리지만 천천히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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