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오늘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된다. 공공시설 운영재개나 행정명령 등의 조치는 5월 말까지 단계적으로 완화되지만 회식·모임 등이 허용되고 국립공원, 실외 생활스포츠시설, 박물관도 문을 연다. 종교시설, 유흥시설 등 고위험도 밀접시설 역시 원칙적으로 운영이 허용된다. 학교와 어린이집의 이달 중 등교도 결정됐다. 사실상 코로나 이전의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것이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불안요소가 있음에도 현재 방역 망 내에서 관리가 가능할 것이란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19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10명 안팎으로 낮아졌고 한명도 나오지 않은 날이 많아지는 등 코로나19는 일단 안정추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코로나19가 극복 대상이 아닌 장기적 관리가 필요한 감염병으로, 무작정 국민적 고통과 불편을 강요하는 일상을 지속할 수만은 없다는 점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케 한 요인이 됐다.

하지만 정부의 완화조치를 반기면서도 그만큼에 비례해 국민적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강력한 통제로 안정을 찾았는데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완화조치가 자칫 ‘종식’임박이란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연휴기간 국내 각 휴양지와 공항 등에선 이미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을 만큼 국민적 긴장도는 크게 떨어진 상태다. 최대 현안이었던 등교 수업과 관련, 유치원과 초중고 모두 이달중 순차적인 등교를 결정했음에도 학부모들이 불안해하는 것도 이런 우려에서다. 45일간 유지했던 사회적거리 두기를 완화한 결정적 동기중 하나가 이기간동안 보여준 성숙된 국민의식이었는데 자칫 이 부분이 흐트러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징후가 나타나기에 걱정이 커지는 것이다.

한국만 벗어나면 세계모두가 아직도 코로나19와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생사의 기로에선 현장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실패하게 되면 또다시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결코 짧지 않은 고통의 시간을 다시 지내야 한다. 그리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방역의 주체란 책임의식을 가지지 않으면 절대 극복할 수 없음을 우리는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 한 곳만 뚫려도 지역이, 국가 전체가 위기 국면을 맞게 되는 코로나19다. 생활속 거리두기의 완벽한 실천이 이젠 우리 일상이라는 각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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