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아온 황금연휴.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지난 주말에 이어, 사람들이 도내 곳곳에 위치한 관광명소들을 찾기 시작해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펜션이나 리조트 등에도 예약하는 이들이 몰리며 연휴 며칠 전부터 예약이 마감되기도 했다.

봄꽃 솜털이 날리기 시작한 30일.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면서 전주 한옥마을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코로나19 여파로 텅텅비었던 한옥마을 주차장도 이번 황금연휴를 맞아 모처럼 가득 찬 모습이었다. 거의 비어있던 골목마다 관광에 나선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곳곳이 활기를 띄었다. 문을 닫아걸었던 한옥마을 가게들 역시 문을 열고 손님맞이에 나섰다.

기온이 많이 올라가 초여름 날씨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간만에 들뜬 사람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각양각색 한복 등을 차려입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자 거리 이곳저곳, 가게 앞마다 긴 줄이 늘어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비단 이날 하루만은 아니다. 연휴 사흘차인 2일까지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됐다.

한옥마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박모씨(40·여)는 “코로나19로 개점휴업 상태였는데 오랜만에 활기를 띄어 좋다”며 “소독제 비치 등 코로나19 예방수칙 준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님 오신 날인 30일 김제 금산사 역시 방문객들로 가득 찼다. 비록 행사는 5월 30일로 미뤄졌지만, 사월 초파일을 기념하려는 신도나 탐방객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중앙을 장식한 연등 사이로 이따금 투정을 부리는 아이의 목소리, 보물로 등재된 탑 등을 보며 나누는 대화소리 등이 섞여들었다.

금산사를 찾은 A씨(58)는 “오랜만에 바깥공기를 쐬니 기분이 좋다”며 “조금 덥긴 하지만 산책로 등이 잘 조성돼있어 걷기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넘어가자 사찰을 찾았던 사람들의 발길은 고스란히 인근에 위치한 카페 등으로 향했다. 차량 통행이 많아지면서 좁은 길목에서는 정체가 빚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전북지역 유명 관광지인 변산반도 역시 많은 이들이 찾았다. 격포로 가는 길목은 휴일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펜션들을 찾는 사람들로 만실이 된 곳도 다수 있었다. 내소사에도 많은 이들이 찾아 앞쪽 숲길을 거닐거나 사찰의 향내를 맡으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의 수는 열 중 둘 정도에 그쳐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경우 대개 수칙을 잘 지키는 모습이었지만, 연인 및 친구단위 방문객들은 코로나19 예방수칙 준수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한 시민은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있으니만큼 서로 걱정거리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지리산 국립공원에는 지난 30일부터 3일 12시께까지 2만1600여명이 방문해 감염증 이후 가장 많은 방문객을 기록했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 찾은 탐방객 수에 비해 다소 적은 듯하다”면서도 “그래도 예상보다 여전히 많은 탐방객들이 국립공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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